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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연 1000만 명 시대를 맞아 서울시가 외국인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던 공공 표지판과 각종 안내물의 외국어 표기기준을 대폭 개선한다. 이번 개선안으로 제각각이었던 외국어 표기 때문에 혼란을 겪었던 외국인들이 표지판 등의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한 해 동안 서울시 외국어표기 자문위원회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서울시 외국어 표기 기준 개선 및 표준화안’을 마련했다고 6일 밝혔다. 시는 6일부터 16일까지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시민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개선안을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영어의 경우 정부 기관별로 표기기준이 다르고 중국어와 일본어는 국가 차원의 표기기준이 없어 표기법이 제각각이었다. 시 관계자는 “2012년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시대가 되면서 안내표지판을 만들 때도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의 눈높이도 배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이번 개선안을 시의 공공표지판과 홍보물에 널리 활용하고 정부 차원의 외국어 표기기준 마련 시 서울시 안의 반영을 적극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 외국어 표기기준 개선안에 따르면 영어 표기 시 의미를 병기하고, 줄임말이 아니라 전문을 사용해 이해가 쉽도록 했다. 예를 들면 한강대교는 ‘Hangang bridge’로 표기하지 않고 발음 나는 대로‘Hangangdaegyo’ 전문을 쓰되, 괄호 안에 (Bridge)를 명시해 의미를 분명히 했다. 경복궁도 ‘Gyeongbokgung (Palace)’으로, 여의도는 ‘Yeouido (Island)’로 표기하는 식이다. 일반도로 표기는 종로3가는 ‘Jongno 3(sam)-ga (Road)’, 인사동길은 Insadong-gil (Road)로 표기해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알려주는 한편 의미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했다.

중국어의 경우는 기존 한자보다는 현재 중국에서 쓰이는 간체자 표기를 원칙으로 했다. 또 한자어인 경우는 간체자 한자를 그대로 쓰되 ‘굽은다리’, ‘까치산’처럼 강한 의미를 담고 있는 우리말은 의역하고 의미가 어려워 의역하기 힘든 경우는 발음을 살려 표기한다. 지하철역 명을 표기할 때 ‘○○대입구’에서 ‘입구’는 삭제하고 ‘○○대학’으로 적는다. 다만 을지로입구역의 경우만 입구를 삭제하지 않는다. 고려대는 고대가 아니라 고려대학, 이대는 이화여자대학으로 약자가 아니라 전문을 표기한다.

일본어는 한자가 있는 고유명사는 한자를 병기할 수 있으나 기본 원칙은 가타카나 표기로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과 한국 등 국명은 우리나라 한자로 표기한다. 시는 6일부터 2주간 홈페이지(http://seoul.go.kr)를 통해 시민 의견 접수 창구를 운영한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