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탓에 봄, 가을 등 전통적인 결혼 성수기보다 상대적으로 혼수 등을 준비할 때 가격할인 등 혜택이 많은 비수기 결혼식을 선호하는 예비부부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날씨 좋은 봄이나 가을에 결혼을 치를 생각이었던 직장인 김모(32) 씨는 최근 생각을 고쳐먹고 한겨울인 내년 1월로 결혼식 날짜를 잡았다. 비수기인 탓에 예식장 가격 등의 할인혜택을 볼 수 있고 특히 저녁시간을 택할 경우 할인폭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결혼이 가장 많은 달은 흔히 비수기로 꼽히는 1월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6786건보다 3000건 가까이 늘어난 2만9200쌍이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비수기인 2월도 지난해 2만3606건에서 2만5600건으로 2000건가량 결혼식이 늘었다.

반면 ‘5월의 신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통적인 성수기로 꼽히는 5월의 경우 지난해 3만84건에서 올해 2만7600건으로 결혼식이 2500건 가까이 감소했다. 결혼정보업체 듀오 조사 결과 전통적 성수기인 3∼5월과 9∼11월 결혼은 지난해 전체 결혼식 중 76%를 차지했으나 올해 67%로 감소했고 비수기인 1∼2월과 7∼8월 결혼은 19%에서 20%로 상승했다.

결혼 성수기와 비수기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은 불황 탓에 조금이라도 싼값에 결혼식을 치르려는 실속형 예비부부가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결혼컨설팅회사 관계자는 “최근 시기보다 비용이나 예산 등을 따지는 예비부부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