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가 원만한 학생도 쉽게 인터넷 중독에 빠져들 수 있으며 이를 극복하는 데는 부모의 관심과 건전한 취미활동이 필수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교적인 성격의 중학교 3학년 박모(15) 군은 지난해 봄부터 추운 날씨에 직접 몸을 움직이지 않고도 좋아하는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터넷 게임에 빠져들었다. 평일에는 방과 후부터 게임을 시작해 오전 3시까지 게임을 했고 주말에는 잠자리에서 일어난 직후부터 줄곧 게임만 한 탓에 여자친구와 싸움이 잦아졌으며 원만했던 교우관계도 악화됐다. 야단을 치는 어머니의 눈을 피해 이불 속에서도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했고 수면 부족으로 결석하는 일이 잦아졌다.

하지만 아버지가 안 계시고 어머니는 식당일로 오전 7시쯤 출근해 오후 11시가 돼야 귀가하는 상황에서 박 군을 지도해 줄 사람은 없었다. 박 군의 어머니 K(50) 씨는 “아들이 자주 학교를 나오지 않는다는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나서야 아들의 인터넷 중독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이후 아들과 자주 대화를 하려고 노력했으며 아들이 다른 취미활동을 하도록 끈질기게 권유했다”고 말했다.

박 군이 인터넷 중독을 극복하는 데는 어머니의 관심이 가장 큰 역할을 했지만 여성가족부가 주최하고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주관하는 ‘인터넷 레스큐 스쿨 캠프’도 한몫했다. 레스큐 스쿨은 청소년 인터넷 중독 문제 해결을 위한 치료 프로그램으로 전국 16개 시·도에서 실시되고 있다. 지난 7월 9일부터 20일까지 11박 12일 동안 경기 화성시 서신면에서 진행된 캠프에 참가한 박 군은 “러닝맨, 보드게임 등의 게임을 하면서 인터넷 생각은 하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박주예 경기도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상담원은 23일 “캠프에 참여한 청소년 중 긍정적인 변화를 보인 경우가 60%에 이른다”면서 “청소년들이 인터넷 외에도 다른 즐거움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중독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서정 기자 hims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