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간 단일화 협상 중단 과정에서 14일 단일화 룰 협상 실무단 논의 테이블에서 오간 양 측의 감정싸움도 중요한 원인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 측이 이날 실무단 협상 과정에서 문 후보 측 일부 인사들의 ‘안철수 양보론’ 등 언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했으나 문 후보 측이 이를 무시하거나 맞받으면서 결국 단일화 협상이 중단되는 직접적인 계기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안 후보 측에 따르면 룰 협상 이틀째였던 14일 단일화 논의 테이블에서는 가시 돋힌 설전이 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 측 실무단 대표인 조광희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시내 모처에서 열린 실무단 2차 회의 초반에 문 후보 측에서 흘러나왔던 ‘후보 양보론’, 안 후보 측 실무단인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의 새누리당 전력에 대한 공격, 문 후보 측 실무단원 김기식 의원의 후보 단일화 협상시한 언급 등을 문제 삼고 구체적인 조치를 우선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문 후보 측 실무단은 안 후보 측의 문제제기에 대해 “수많은 캠프 관계자들의 발언 하나 하나를 문제 삼으면 어떻게 협상을 하나”, “우리는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는 줄 아느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단 참여자들 사이에서 협상이 깨질 경우 국민들이 상대 후보의 잘못이 크다고 볼 것이라고 설전이 벌어지고 이태규 실장이 있는 자리였지만 그의 새누리당 전력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까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측 실무단의 이러한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안 후보에 대한 보고를 거쳐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유민영 대변인은 14일 오후 “최대한 빠른 조치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성실한 답을 듣지 못했다”며 “따라서 협의는 당분간 중단된다”고 밝혔다. 안 후보 측은 오전까지만 해도 “민주당의 태도를 지켜보고 있다”는 정도로만 말했지만, 단일화 실무단 논의를 거치면서 협상 중단을 결정했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우리가 문제될만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