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양키스의 전설적 타자 베기 요라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말을 남겼다. 어제 삼성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

배영수와 부시가 맞붙은 선발 대결은 어차피 삼성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어진 싸움이었다. 3회초 최영우의 3점 홈런이 터지며 6-1이 됐을 때 모든 사람들이 삼성의 손쉬운 승리를 예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6득점은 대부분 상대팀 SK가 도와준 상황이기 때문에 삼성은 반드시 이 승리를 지켜야 했다.

선발 배영수는 올시즌 들어 가장 좋은 피칭을 했지만 공이 가운데로 많이 몰렸다. 150㎞ 이상의 빠른 공이라도 한 가운데로 몰리면 상대 타자를 이길 수 없다. 오히려 140㎞대의 공이라도 몸쪽과 바깥쪽의 승부가 잘 이루어지면 타자들에게 더 위협적인 투구가 된다.

이날 배영수는 몸쪽 승부를 하려던 공이 가운데로 몰리며 추격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강판됐다. 이후 삼성은 6명의 투수를 투입했는데 ‘필승계투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모두 자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삼성이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6회 무사 1-2루 상황에서 안지만이 박재상의 타구를 병살로 만들지 못한 것이다. 이 상황이 결국 역전의 발판이 됐다.

승리를 거뒀지만 이만수 SK 감독은 앞으로의 투수 기용에 고민이 많아질 것이다. 믿었던 채병룡이 무너지고 정우람이 상대에게 점수를 내줬는데 남은 경기에서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다. 4차전 선발 SK 김광현은 구속보다 카운트를 유리하게 전개하는 힘을 보여줘야 승산이 있고, 탈보트는 어제 분위기를 떨쳐내는 투구를 보여줘야 한다.

OBS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