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민주당)은 17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7년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했다고 주장한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 등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역공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이미 정 의원의 폭로 회담록을 ‘가짜 문건’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문병호 민주당 법률지원단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정문헌·이철우 의원과 박선규 공보위원을 공직선거법상 ‘낙선 목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 남부지검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단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역임한 정 의원은 지난 8일 국정감사장에서 ‘2007년 남북 정상이 단독 회담을 했고 비밀 대화록이 있다’고 주장했다가 11일에는 ‘비밀 대화록’이 아닌 ‘대화록’이라고 말을 바꿨다”며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밀 회담은 없었고 비밀 대화록도 없다는 게 진실”이라고 말했다.

문 단장은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은 대통령 지정 기록물의 경우 일정 기간의 보호기간을 지정하고 특별한 경우에 한해 공개하도록 돼 있다”며 “정 의원의 주장은 진실 여부를 확인하기가 매우 곤란하게 돼 있는 법률의 성격을 악용해 허위사실로 민주당과 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난하고 있다는 점에서 면책특권을 이용해 치밀하게 계획된 허위사실 공표”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국가정보원장을 상대로 정 의원이 주장하는 비밀 회담이 있었는지, 또 당시 회담 대화록에 정 의원의 주장처럼 노 전 대통령이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기록이 있는지 즉시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정 의원과 새누리당의 공세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잇따랐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위원장의) 단독 회담이 없었는데 어떻게 녹취록이 존재하느냐”며 “정 의원이 갖고 있다는 것은 회담 당일 발표됐던 합의사항 중 NLL 관련 자료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남석·정철순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