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섬유소재 ‘고어텍스’로 제작된 아웃도어 브랜드의 가격거품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18일부터 6일 동안 국내외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판매행사를 진행하면서 고어텍스 브랜드인 스페인 등산화 ‘베스타드’를 시중가의 절반 이하 수준인 6만9000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1년 전부터 사전기획을 해서 물량을 직접 수입하는 방식으로 유통단계를 대폭 축소한 것”이라며 “아웃도어 제품의 가격거품을 빼 합리적인 가격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 3월에는 30만~50만 원대의 고어텍스 아웃도어 브랜드 재킷을 10만 원대에 판매하는 행사도 진행했다.

고어텍스로 만들어진 아웃도어 브랜드 시중 가격이 대형마트 행사가와 2배 정도 가격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복잡한 유통단계라는 요인 외에도 판매채널 간의 경쟁이 사실상 제한된 탓이 큰 것으로 유통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고어텍스 아웃도어 브랜드의 유통채널이 백화점이나 대리점 등으로만 제한돼 있어 가격경쟁 자체가 억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 대형마트의 아웃도어 담당자는 “고어텍스 제품 제조사의 경우 대형마트에서 취급하면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너나 할 것 없이 대형마트와는 아예 얘기조차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고어텍스 제품을 취급하려면 해외에 나가 직접 물량을 구입해 오는 방법이 사실상 유일하다”고 말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고어텍스 아웃도어 브랜드 국내 1위 업체인 노스페이스의 할인판매금지(재판매가격유지) 행위에 대해 50여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14년에 걸쳐 노스페이스가 할인판매금지 행위를 해 왔다”며 “2002년부터 온라인판매금지 조항을 아예 계약서에 적시하고 할인판매 행위시 계약해지까지 한 사례 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