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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를 놓고 한·중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걱정할 일이 아니다”고 하고는 있지만, 중국이 이어도를 정기순찰 및 감시 대상으로 지정한 데 대해 내심 우려하면서 문제를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이어도가 현재 양국간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겹치는 공동관리수역에 포함돼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어도 ‘관할권’ 행사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강력하게 제동을 걸겠다는 전략에서다.

정부는 중국의 의도를 분석하며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이어도 관할권 행사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어도가 제주도 남단 마라도를 기선으로 149㎞ 떨어진 반면, 중국 영토 서산다오(蛇山島)에서는 287㎞ 떨어져 국제법상 분쟁지역이 되더라도 한국측 EEZ로 판정나는 데 별 장애물이 없기 때문이다. 이어도는 양국 모두 영토주권을 주장할 수 없는 ‘암초’라 독도와 같은 영유권 분쟁 대상은 아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5일 “지금은 양국간 EEZ 경계가 확정되지 않아 과도기적으로 공동관리수역에 들어가 있지만, 경계획정 협상이 진행돼 중간선을 택하면 우리쪽 EEZ로 결정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중국이 EEZ획정 회담에 소극적으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공동관리수역을 줄여서 ‘네 것’ ‘내 것’으로 확실하게 구분하자는 것인데 중국이 응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이처럼 EEZ획정 협상을 16년째 기피하고 있는 데 대해 정부는 중국 어민들의 조업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어획량이 풍부한 이어도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이 많은데 중국이 서민 이익보호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어 힘들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따라서 양국간 EEZ 경계만 확정되면 이어도 관할권 문제는 해결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설령 중국이 이의를 제기해 국제해양재판소까지 가게 되더라도 국제법상 우리쪽 EEZ에 포함되는 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보다 신경쓰는 지점은 중국이 EEZ 경계를 자국에 보다 유리하게 하기 위해 기선제압용으로 ‘무력시위’를 벌이는 경우다. 중국은 그동안 공동관리수역을 내세워 한국이 2003년 이어도에 종합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한 데 대해 항의를 해왔다. 정부는 “현재 상황에서는 중국도, 우리 정부도 이어도 해상에서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가 모두 있지만, 중국이 순찰활동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관할권을 주장하려든다면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도 전날 부산해양경찰청에서 열린 ‘해양경찰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 “정부는 최근 독도와 이어도를 향한 경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협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