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저소득·저신용 서민의 등골을 빼는 전자금융사기(보이스피싱)와 불법 대출 중개수수료 편취 등의 행위가 물밑에서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21일 금융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전화, 문자메시지서비스(SMS)를 이용한 대출사기 범죄는 1만2684건에 피해액은 466억 원에 달한다.

경찰은 이에 따라 지난 17일부터 전화, SMS를 통한 대출사기 특별 단속에 들어갔다. 대출사기는 금융사를 사칭해 대출을 해주겠다는 내용의 자동응답전화(ARS), SMS 등을 보낸 후 수수료, 이자선납 등을 내세워 돈을 가로채는 것으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주로 피해를 당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피해사례 1193건에, 30억 원의 피해금액이 집계된 대출 중개수수료의 경우 최근 들어서는 신종 수법이 등장해 금융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대부중개업체가 어딘지, 실체를 파악할 수 없게끔 인터넷 대출, 금융사 방문대출 등 직접 얼굴을 부딪치지 않는 비대면 거래 수법을 쓰기 때문. 대부 중개경로를 모르도록 피해자가 직접 인터넷으로 대출을 신청하도록 하거나 금융사를 찾아 대출을 받도록 한다.

대출중개수수료가 불법이란 점이 알려지자, 신용조사비, 보증금, 신용등급 상향 작업비용, 예치금, 공탁금 등의 명칭을 만들어 합법적인 비용인 것처럼 오인케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도 어김없이 대출광고 전화나 SMS가 악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은행권은 금융당국 지도에 따라 오는 25일부터 보이스피싱 등 전자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PC사전지정서비스, 휴대전화 SMS 인증서비스 시범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휴대전화 SMS 인증서비스의 경우 1일 누계로 300만 원 이상 인터넷뱅킹을 통해 이체할 경우 등록한 휴대전화 SMS 인증을 거쳐야만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