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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의 남성이 진료실로 들어섰다.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대수롭지 않게 곤지름인 것 같다고 얘기한다.

한 1년 전에 다른 병원에서 레이저로 제거를 했는데, 또 재발이 된 것 같아서 제거를 하러 왔다고 한다. 필자도 그러냐고 하며 기본적인 것들을 물어봤다. 곤지름이 맞는지, 맞다면 제거를 하기 위해 문진을 했다. 그런데 환자가 가리킨 곳을 보니 그냥 단순히 생각할 곤지름이 아니다. 요도 입구에 거의 손톱 크기 만한 커다란 덩어리가 보인다. 혹덩어리의 줄기도 가는 게 아니고 거의 통자 모양으로 요도에 뿌리내려 있고, 요도 속으로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환자에게 물어봤다. 도대체 언제부터 생긴 거냐고. 환자의 얘기로는 몇 개월 된 것 같은데 크게 불편한 점이 없어서 지내다 보니 점점 커지더라는 것이다. 오늘은 시간이 나서 와봤다고 한다.

우선은 환자에게 설명을 했다. 현재 상태가 단순 제거만 하는 것도 만만치 않고, 제거 후에도 요도나 방광 내부에 곤지름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요도 방광 내시경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이다.

가볍게 생각하고 온 환자는 필자의 설명에 약간 당황한 듯 했다. 그냥 단순히 제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재발이며, 암발생 가능성이며 내시경까지 해야 한다니 우선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고 말하며 돌아갔다.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 하다.

그동안 필자가 글을 쓰면서 수 차례 이야기했듯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곤지름이라고 하는 것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HPV)에 의해 생기는 성병성 성기 사마귀를 일컫는다. 정확한 명칭은 콘딜로마라고 한다.

이 곤지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암을 유발할 수 있는 고위험군의 종류도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암을 유발하는 경우가 여성들의 자궁경부암이다. 근래 여성들이 많이 접종하는 자궁경부암 백신 주사는 실질적으로는 암에 대한 백신 주사가 아니라 이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주사인 것이다. 그런데 이 곤지름이 요도에 생기는 경우, 요도 안쪽이나 드물긴 하지만 방광에까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요도 방광 내시경으로 검사해 보는 것이 좋다.

그럼 요도 방광 내시경이란 뭘까? 말 그대로 인체 내의 요도와 방광을 자세히 보기 위한 내시경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위내시경처럼 요도 방광 내시경은 요도를 통해서 방광까지 관찰하는 기구이다.

그런데 비뇨기과에서 시행하는 요도 방광 내시경은 마취 없이 진행하기에는 어느 정도의 용기가 필요한 시술이다. 그만큼 통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문헌을 찾아 보면 항상 고문 기술에 소개되는 것이 남성의 요도에 무언가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고문 기술로 사용될 정도로 남성의 요도는 민감한 부분이라는 이야기다. 그럼 여성의 요도는 통증이 덜 할까? 여성의 요도는 남성의 요도에 비해서 길이가 짧고 일직선의 형태를 보인다. 마취 없이 시술을 진행한다면 당연히 불편감은 있겠지만, 남성에 비해서는 그 정도가 덜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에 반해 남성의 요도는 길고 중간중간 굴곡이 있으며 전립선이라는 조직이 있어 여성에 비해 훨씬 큰 고통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고통을 줄일 수 있도록 마취성분이 든 젤을 요도에 주입한다던가, 꼬리뼈 쪽으로 마취를 하여 내시경을 진행하게 된다.

곤지름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아직까지 몸에서 박멸을 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본인 스스로가 항상 주의 깊게 관찰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곤지름이 의심되는 경우 반드시 요도도 확인을 해봐야 하며, 요도에 곤지름이 있는 경우 요도 방광 내시경도 반드시 고려해봐야 하겠다.

골드만비뇨기과 www.gold-m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