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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업가들이 주요 20개국(G20) 중에서 사업 실패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가장 많이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받는 경우도 G20 중에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세계 4대 회계법인인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G20의 성공한 청년 기업가(18~40세) 1001명을 대상으로 ‘사업실패를 사회에서 ‘배우는 기회’로 받아들이는지’를 묻는 질문에 한국 기업가들은 24%만이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는 G20 중 이탈리아와 함께 가장 낮은 긍정 응답률이다.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실패한 기업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사회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그만큼 기업가들의 사업실패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큼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우 사업실패가 사회에서 배우는 기회로 인식된다는 응답이 54%에 달해 G20 국가 중 긍정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터키가 52%로 그 뒤를 이었고 미국·브라질(50%), 인도(47%), 멕시코(46%), 사우디아라비아·독일(44%) 등의 순이었다. 우리나라의 긍정 응답률은 G20 전체 평균(39%)에 비해서도 크게 낮았다.

우리나라는 청년 기업가들이 ‘맞춤형 지원‘을 받는 경우도 G20 중 하위권에 속했다. 청년 기업가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맞춤형 지원을 받았다는 응답은 40%에 그친 반면,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은 52%나 됐다. 우리나라보다 맞춤형 지원을 받았다는 응답이 적었던 국가는 이탈리아(20%)와 아르헨티나(28%), 일본(32%), 호주(36%) 등 4개국에 불과했다.

캐나다의 경우 맞춤형 지원을 받았다는 응답이 80%로 가장 많았다. 중국이 70%,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네시아는 64%, 러시아는 62%, 사우디아라비아와 멕시코가 60%, 브라질 54%, 미국 52% 등의 순이었다.

김영문 (경영학) 계명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사업에 실패한 기업가는 신용 불량자로 떨어지고, 금융거래가 어려워져 재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최근 자영업자 급증이 향후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사업에 실패한 기업가들이 재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