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나와서 깐족거릴 때부터 알아봤다. 설레발치더니 탈락했네.”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이 기대됐던 복싱 49㎏급 신종훈(23·인천시청)이 16강전에서 탈락하자 인터넷에 떠돈 악플들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신종훈뿐 아니라 자신이 응원했던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면 욕설을 퍼붓는 등 악플을 쏟아내 선수들에게 다시 상처를 주고 있다. 이런 악플러는 ‘아웃’ 시킬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9일 커뮤니티 포털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는 경기에서 진 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비난하는 글들이 넘쳐났다. 신종훈이 16강전에서 패하자 “설레발 치던 신종훈 탈락했네”, “이 XX은 세계 랭킹 1위가 16강에서 떨어져”라는 비난글들이 올라왔다. 이에 더해 인격을 모욕하고, 욕설까지 담긴 댓글도 눈에 띄었다. 또 신종훈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악플에 시달렸다고 토로하자 곧바로 “억울하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우승했어야지. 추태 그만 부리라”고 까지 했다. 신종훈은 인터뷰에서 “댓글을 보니 너무 심하더라. 꼭 죄지은 사람 같아 계속 방에만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그렇지만 어머니께서 ‘엄마는 우리 아들이 그 큰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자랑스럽다’고 말씀해주셔서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에 대한 악플도 넘쳐났다. 실제로 이날 남자 태권도 58㎏급 결승전에서 아깝게 져 은메달을 딴 이대훈(20·용인대)에 대해서도 “이대훈 내가 이길 것 같다. 가드하면서 원투꽂으면 끝날 듯. 진짜 발차기 못하네”라거나 경기중 넘어진 것을 비아냥대며 “넘어지는 이유가 상대 발차기 공격 때문이란거지?”라는 등 악플이 속속 이어졌다.

하지만 대다수 네티즌들은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지난 4년간 최선을 다해 준비해 왔던 선수 여러분이 진정한 챔피언”이라며 “선수 여러분의 땀과 노력이 만들어 가는 감동의 순간들을 보고 환희와 슬픔, 감동과 눈물을 함께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고 격려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악플에 신경쓰지 마라. 잘했다” 등 선수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