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최근 공개한 ‘KAL 858기 폭파사건’ 관련 문서 57건은 1987년 11월29일 사건 발생 직후부터 북한의 테러였음을 국제사회가 명확히 알고 있었음을 확인시켜 준다. 비밀해제된 문서들에는 당시 미국이 다양한 정보 루트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고, 구(舊) 소련은 물론 북한에까지 통보했다는 등의 처음 공개되는 내용들이 수록돼 있다.

사실 KAL기 폭파사건의 주범 김현희가 북한 공작원이며, 김정일 지령에 따라 폭파임무를 수행했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수많은 증거가 확보된데다 생포된 김 씨 본인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하고, 공개적으로도 증언했다. 그럼에도 노무현 정권은 집요하게 KAL기 폭파사건은 북한과 무관하며, 김 씨는 남한 정보기관이 조작(造作)했다는 식으로 ‘역(逆)조작’하려고 했다. 김정일 대신 대한민국을 테러집단으로 만들려는 반역적 범죄행위다. 이번 문서들은 노 정권의 이런 죄상(罪狀)을 적나라하게 재확인시켜주는 또다른 물증이다.

노 정권의 국정원은 2004년 11월 오충일(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목사를 위원장으로 한 과거사위원회를 발족시켜 조사작업을 펼쳤으며, 당시 과거사위는 KAL기 폭파의 조작 의혹이 상당하다는 정황을 제시했다. 김 씨는 최근 TV에 출연해 노 정권이 자신에게 ‘이민=해외추방’을 강권했음을 폭로하고, 오 위원장이 조사하는 핵심은 ‘김정일이 하지 않았음을 밝혀내는 것’이라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오 목사는 국가보안법 폐지의 선봉에 섰던 인물이다. 다른 민간위원들 중에도 국보법 철폐와 범민련·한총련 등 이적단체 합법화를 주장하거나 김일성을 ‘민족영웅’이라고 찬양한 종북(從北)세력도 다수 포함됐다. ‘김현희 가짜몰이’ 시도의 배경을 알 수 있다. 노 정권의 이런 종북 죄상들이야말로 ‘과거사’ 재조명 차원에서 철저히 재조사되고, 국민 앞에 낱낱이 공개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