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식·농협은행 수입팀장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전염성은 매우 빠르고 강력해 글로벌경제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기는 시장낙관론이 지배하는 사이 생겨난 버블이 꺼지면서 찾아온다. 버블은 시장 참여자들의 내면에 잉태된 속성 중 하나로서 이를 적절히 통제하지 못하면 위기로 이어진다.

현재의 금융위기도 월가의 탐욕과 금융주체들의 리스크관리 실패가 빚어낸 졸작품이다. 반복되는 금융위기에서 많은 은행들이 사라지고 고객들은 직간접적인 피해를 보곤 한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계에 따르면 2007년말 7284개이던 상업은행이 2011년말 6290개로 13.6% 감소했고, 그 중 자산규모 4위, 130년 전통의 와코비아은행도 웰스파고은행으로 인수되는 등 금융위기의 여파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런데 선진국협동조합은행은 금융위기에서도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잃지 않고 안전성과 성장성을 유지하고 있다. 금년 4월 글로벌파이낸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50대 은행’에 크레디아그리콜은행, 라보뱅크, DZ뱅크, 코뱅크 등 협동조합은행들이 다수 포함돼 이를 방증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금융위기에서도 어떻게 강한 면모를 보이는 것일까. 이는 인적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서 비(위기)올 때 고객에게서 우산(지원)을 뺏지 않는 등 경제회생에 기여함으로써 금융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불어 잘살자는 협동조합정신과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가 융합돼 시너지를 창출해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다소 복잡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지만 다원적 이해관계가 리스크관리에 도움이 됐기에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매년 7월 첫째 토요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협동조합의 날’이다. 우리나라 협동조합은행도 그 진면목이 시장에서 제대로 투영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