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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생으로 전형적인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인 김모 씨. 통신업체 직원으로 근무하다 은퇴 후 통신판매사업을 차렸지만 부진의 늪에 빠졌다. 생활비를 신용카드로 충당하다 급기야 회전대출(돌려막기)를 하게 됐다.

그가 진 카드 빚은 원금과 이자를 합쳐 4914만 원. 사업이 망한 후 휴대전화 판매영업직을 얻었지만 소득은 120만 원 남짓에 불과하다. 그는 남은 노후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캄캄할 뿐이라고 하소연한다.

김 씨보다 세 살 위인 나모 씨도 중소기업에서 퇴직한 후 인쇄업체를 차렸지만 자금난을 겪자 생계비를 신용카드와 고금리 대부에 의존했다가 역시 3757만 원의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가계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이른바 ‘하이 레버리지 소호(소규모 자영업자)’를 포함한 소호들의 연쇄 부실화 우려가 시장불안의 잠재 뇌관으로 떠오르며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직장을 조기 퇴직하거나 막 정년을 마친 40∼60대 초반이 대부분이다. 김 씨와 나 씨의 사례처럼 감독당국도 지목했지만 가계부채 문제의 핵심이랄 수 있는 다중채무자와 고령자 등 세부요소별 위험요인과 한꺼번에 맞물려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0∼49세 개인워크아웃 신청자는 6556명, 50∼50세는 3812명으로 지난해 4분기와 견줘 각 6.0%, 8.0% 증가했다. 29세 이하와 30∼39세가 각 14.1%, 2.9%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은행을 이용하기 어려운 7∼10등급 저신용 및 저소득자를 대상으로 창업 임차자금 등 미소금융을 대출해 주고 있는 A은행 미소금융재단의 한 관계자는 “창업진작도 좋지만 경제여건이 워낙 나빠져 솔직히 창업을 말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나이스신용정보는 보고서를 통해 “하이 레버리지 소호는 외환위기 이후 현금서비스에 의존해 사업자금을 융통하다가 2002년 카드 대란 때 급속히 부실화된 바 있다”면서 “하이 레버리지 소호 문제는 실제적이며, 점증하는 위협 요인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