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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사계절의 구분이 뚜렷하고 산지와 들, 평야가 고루 분포한 데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다양한 식재료가 생산돼 왔어요.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잘 살린 우리 농산물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나라 음식에 비해 우리 한식이 훨씬 더 다양하게 계승·발전되어 올 수 있었습니다.”

김용한(40·사진) 숙명여대 음식연구원 부원장은 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농산물을 제철에 맞게 잘 활용하면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를 고르게 적당한 양을 섭취할 수 있다”며 한식의 우수성을 이같이 설명했다.

김 부원장은 “조상 대대로 가족에 대한 사랑과 정성이 담겨 전해져 온 우리 한식이야말로 필요한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할 수 있는 밥과 반찬, 국이 있는 한상 차림의 음식이며, 육류와 채소·해산물을 골고루 사용하기 때문에 저열량 음식이고 숙성·발효시키거나 찌거나 삶는 조리법을 활용해 건강에 유익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한식을 영양학적으로 적절한 균형을 갖춘 건강식이라 인정하고 있다는 것.

김 부원장은 “몇년 전 신세대를 대상으로 한 음식 선호도 조사결과 가장 싫어하는 음식이 김치이고,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햄버거와 피자라는 충격적인 통계가 나왔다”며 “그러나 다행히 이들 패스트푸드가 성인병에 좋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우리 고유의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구석기 다이어트’에 대해 소개했다. 농경사회 이전에 수렵과 채집을 통해 얻어졌던 식품, 즉 육류·해산물·계란·과일·견과류·채소류 등을 간 없이 자연 그대로 섭취만 해도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처럼 싱겁게 식사하는 것만으로 살이 빠진다는 것은 현대인이 얼마나 자극적인 맛을 탐닉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점점 맵고 짜고 단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됨에 따라 가정에서라도 적당한 간으로 맛있고 건강하게 먹는 식생활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바른 맛과 음식’의 기준에 대해 그는 “좋은 식재료, 부엌세간, 화력, 양념 등 네가지 요소와 더불어 정성이 잘 조화를 이뤄야 맛있는 음식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음식을 조리하는 이의 사랑과 정성을 담아 위생적으로 조리해야 하며, 음식을 먹는 이는 수고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갖춰야 가족은 물론 사회가 건강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