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ktcs 대전사업단 하트너 봉사단원들이 지난 10일 대전 중구 중촌동 효심정 무료급식소에서 어르신들에게 정성껏 준비한 잔치국수를 나눠주고 있다. 대전 = 김연수 기자 nyskim@munhwa.com

이미 급식소 밖에는 이날의 특별메뉴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의 줄이 벌써부터 길게 늘어서 있다. 배식을 받은 어르신들이 후루룩 뚝딱 금방 그릇을 비웠다. 어르신들은 “국물 한번 시원허다. 뉘집 딸들 솜씨인지 며느리 삼고 싶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무료급식에 나선 여성 11명은 114 전화번호 안내 업무를 하는 ktcs 대전사업단 소속 상담사들이다. 사내 봉사단체인 ‘하트너 (Heart+Partner) 봉사단’ 소속인 이들은 114안내, ‘올레 모바일’상담, ‘올레 홈 고객센터’ 등 각자 맡은 일은 다르지만 이날만큼은 ‘봉사’라는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헤드셋 대신 앞치마를 둘렀다.

목장갑을 끼고 급식소 선풍기를 떼내 먼지를 닦아내던 박일수(53) ktcs 대전사업단장은 “엊그제가 어버이날이어서 오늘은 직원들이 미리 예쁘게 포장한 양말선물도 준비했다”며 “이곳 효심정은 20여 년 전 한국통신 시절부터 급식봉사를 하던 곳이라 더욱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사랑합니다, 고객님∼”, “행복하세요, 고객님∼”이란 멘트로 친숙한 ktcs가 왕성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76년 전통의 114 번호안내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인 ktcs가 전국의 상담센터별로 사내 봉사단체인 ‘하트너 봉사단’을 발족시킨 것은 지난 2005년. 밝고 친절한 목소리로 ‘행복 바이러스’를 전하는 상담사들은 봉사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물질적인 후원을 넘어 노인, 아동, 다문화 가정 등 사회적 약자층들을 위해 다양한 봉사 프로그램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9500여 명의 전체 직원 중 여성 직원 비율이 85%에 가까울 정도로 여성 친화적인 기업 문화가 ‘하트너 봉사활동 ’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목소리’ 재능기부를 통해 독거노인에게 정기적으로 안부전화를 걸어 말벗도 되어 주고 유용한 생활정보도 알려주는 ‘독거노인 사랑잇기’ 서비스는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부산, 광주, 대구, 대전 등 전국 7개 지역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과 ‘나눔 천사’라고 불리는 200여 명의 ktcs 상담사들은 보건복지부의 주선으로 1대 1로 매칭돼 1주일에 2∼3회씩 전화로 만난다.

“어르신들 대부분이 청력이 좋지 않아 또박또박 목소리를 키워서 통화하는 것이 중요하죠. 건강과 관련된 의료복지기관 정보에서부터 날씨, 5일장 정보, 제철 음식 정보 등 다양한 매뉴얼을 준비해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1년 넘게 이 프로그램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는 대전 올레홈고객센터 소속 강남희(32) 상담사는 “처음에는 낯선 전화에 ‘보이스 피싱’으로 오해받기도 하고 자식들이 회사에 신분을 확인하는 일도 벌어지곤 했다”며 봉사 과정에서 겪은 웃지 못할 해프닝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하지만 몇차례의 통화를 통해 노인분들이 반갑게 전화를 받아주시고 마음의 문을 열어주시면 내 ‘상담 재능’이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을 보다 밝게 해주는 느낌이 들면서 저절로 가슴이 뿌듯해지곤 한다”고 말했다.

‘업(業)’을 통한 봉사는 또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 녹음봉사인 ‘행복한 세상 읽어주기’가 그것. ‘목소리’에 자신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지역에 소재한 점자도서관의 녹음실에서 동화책 등을 녹음하는 봉사다. 송연숙 사업지원팀 대전사업단 대리는 “자신의 재능을 통해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 상담사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를 순회하며 여는 전화 예절 교육도 호응이 높다. 어린이들에게 전화기 너머의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과 함부로 건 장난 전화의 폐해, 휴대전화 및 콜렉트콜 전화 예절 등을 가르친다. 자녀를 둔 부모들이 흔히 놓치기 쉬운 부분을 전문가 입장에서 가르치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국에 사업장이 있는 기업 특성을 살려 지역별로 맞춤형 봉사 활동을 하는 것도 ktcs 사회공헌의 특징이다. 다문화 가정 비율이 유독 높은 제주사업단의 경우 결혼이주여성들과 함께 벌이는 ‘컬러풀 코리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웃음치료 교육도 매월 1차례씩 진행하고 있고, 전국 8개 대도시 지역에서는 지역아동센터와 결연을 맺어 소외아동들을 위한 테마 봉사를 실시 중이다.

ktcs의 봉사는 해외로도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국제아동권리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해외 소외아동들을 위해 ‘신생아 털모자 뜨기’ ‘희망더하기 일일호프’ 등을 진행하고 있다.

ktcs 관계자는 “단발적이고 형식적인 봉사활동이 아닌 기업의 업(業)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사회공헌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고객에 다가서고자 하는 하트너(Heart+Partner) 기업정신이 우리 사회를 보다 따뜻하게 하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