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무 화백은 1990년대 이후 골프만화가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그가 골프만화를 그리게 된 데는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야구와 테니스를 즐겨하던 그가 골프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88년. 만화계의 6년 선배인 고우영 화백의 끈질긴 ‘러브콜’ 때문이었다. 고우영 화백은 한 출판사 사장이 쓰던 골프채를 그에게 건네주면서 ‘반강제’로 골프를 배우게 했다. 이렇게 해서 골프에 입문한 그는 배운 지 한 달 만인 그해 4월 필드에 나갔고, 1년 만인 1989년 4월 싱글이 될 만큼 일취월장하는 실력을 보였다.

이 화백의 머리를 올려준 이는 바로 허영만 화백이었다. 고우영·허영만 화백은 그의 골프인생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스포츠 조선이 창간되면서 골프레슨 만화를 연재하자는 제의가 들어와 연재를 시작했다. 반응이 좋아 5년을 연재하게 됐고 ‘싱글로 가는 길’이란 단행본으로 나오게 됐다. 이 책은 출간된 지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꾸준히 팔리는 골프교본서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이 화백은 ‘싱글로 가는 길’이 뜨거운 반응을 얻자 SBS골프채널에 직접 출연해 ‘싱글로 가는 길’이란 같은 타이틀의 레슨 프로그램에 2년여 동안 출연했다. 이후 골프 만화가로 이미지를 굳히면서, 레슨 만화뿐 아니라 여러 신문, 잡지에 골프 관련 극화, 만화 등을 연재했다. 이 화백이 골프만화를 그리게 된 데는 이같은 개인적인 사연도 배경이 됐지만 1990년대 만화시장의 판도도 다소 영향을 미쳤다.

학생지가 큰 힘을 발휘하던 1970년대와 1980년대 말까지 전성기를 구가한 그였지만 만화전문지가 출현한 이후에는 다소 위축된 것이다.

▲1946년 경북 김천 출생 ▲1966년 만화 ‘노미호와 주리혜’로 데뷔 ▲수상:2008년 우람청소년문학상 특별상, 1978년 도서잡지 윤리위원 우수만화상 ▲경력:1982년 한국만화가협회 이사 ▲주요 작품: ‘노미호와 주리혜’ ‘우정의 마운드’ ‘비둘기 합창’(문화공보부 추천도서) ‘현해탄 너머’(문화공보부 추천도서)‘울지 않는 소년’ ‘아홉개의 빨간모자’ ‘다시 찾은 마운드’‘달려라 꼴찌’ ‘깃발을 올려라’ ‘싱글로 가는 길’ ‘불타는 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