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원순 서울시장 일행이 지난 2월9일 일본 도쿄에서 대심도인 ‘간다가와 환상 7호선 지하조절지’ 터널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도심 침수 피해방지를 위해 광화문과 신월동에 대심도(大深度) 저류시설을 건설하기로 결정하고, 발주방식을 놓고 마지막 검토를 하고 있다.

시는 5월 중순까지 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3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광화문과 양천구 신월동의 침수피해 방지를 위해 검토해온 대심도 빗물 저류배수시설을 건설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시는 그동안 광화문과 신월동 대심도터널 건설의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민관 합동 토론회를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해 왔다. 이 사업은 당초 지난해 11월부터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대규모 토목사업’이라는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의해 사업이 전면 보류됐다.

시는 기존 하수관거 배수 기능 확장, 빗물 저류조 설치 등 대안에 대해서 검토했지만 현실성이 낮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도심 지역은 기존 시설물로 인한 보상비때문에 대심도에 비해 예산이 더 많이 들어가고, 필요 시설을 설치할 공간을 확보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대심도는 서울 빗물 배수 시스템의 ‘지하 고속도로’ 역할을 하게 된다. 대심도 배수관은 지하 깊은 곳에 깔려 있어 확장을 하기가 비교적 쉬운 데다가 저류 용량 자체도 대폭 향상된다.

광화문 대심도 터널은 종로구 통인동에서 중구 삼각동에 이르는 2.0㎞ 구간에 지하 30∼40m 깊이의 지름 3.5m이상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광화문 대심도 터널이 건설되면 시간당 14만4000㎥의 빗물이 광화문광장을 거치지 않고 청계천으로 직접 흘러가 광화문광장의 배수능력이 시간당 75㎜에서 시간당 100㎜이상으로 개선된다.

신월 대심도 터널은 신월1동부터 목동빗물펌프장까지 지하 40m 깊이에 직경 7.5m, 길이 3.5㎞로 계획돼 있으며 건설시 배수능력은 시간당 95㎜로 높아진다.

시는 대심도 터널 발주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못 내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방식을 적용할 경우 예산 소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턴키로 발주하지 않으면 공사가 또 지연된다는 문제가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설계를 별도로 할 경우 올해내로 공사를 시작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며 “우기가 시작되기 전에 결론을 내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광화문과 신월동을 제외한 ▲사당역∼한강 ▲삼각지역 ∼한강 ▲강남역∼한강 ▲신대방역∼여의도 ▲길동∼한강 등 5개 지역에 대해서는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추후 건설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조성진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