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기업들의 규제 리스크 관리에 초비상이 걸렸다. 총선 이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민주당) 등 어느 쪽이 제1당이 되든 대기업 집단을 규제하는 강도 높은 정책들이 대거 법제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이번 총선에 이어 6월 19대 국회 원 구성 이후 대기업에 대한 다양한 규제 법안이 쏟아질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한 비상 계획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대기업인 A그룹 임원은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순환출자 금지 등의 정책이 시행될 경우 기업들로서는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다”며 “분초를 다투는 국제 경쟁 시대에 이 같은 규제에 대응하느라 동분서주하다 보면 글로벌시장 경쟁에서 경쟁국 기업에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을 개혁의 대상으로 보고 있어 새로 구성되는 국회에서는 부당한 기업 규제의 완화 등 재계의 건전한 정책 건의의 길조차 막히거나 무시당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인세율 인상으로 세금 부담까지 높아지면 기업들이 투자를 축소할 수밖에 없어 우리 경제에 적신호가 켜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C기업의 한 임원도 “총선 이후 노동계 출신 인사가 대거 국회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노사 간 합의를 거쳐 13년 만에 시행된 노사관계 선진화 제도가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며 “지금도 막강한 기업 내 노조의 세력이 커지면 기업인들의 경영의욕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정책 연구실장은 “여야 모두 총선 직후 상징적 결실을 얻어내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대기업에 대한 규제 법제화를 시도할 것이며, 기업들은 전례없는 규제 압력에 시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기업들은 국제유가 급등과 북한발 리스크 등으로 경영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총선 이후 각종 규제 정책이 중첩돼 투자여건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시나리오 경영에 나서고 있다.

예진수기자 jin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