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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자리를 잡아라.”

‘4·11 국회의원 총선거’ 공식선거운동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후보들이 유권자의 이목을 끌기 좋은 유세장소를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많이 오가는 좋은 장소가 한정돼 있다 보니 후보 간 자리 확보 경쟁이 신경전을 넘어 시비로 확대되는 등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다.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지하철역이나 대형마트, 전통시장 앞 등이다. 전통시장 20여 곳이 밀집해 있는 부산 동래선거구의 경우 후보들이 매일 전통시장 투어를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후보 운동원 간 신경전과 충돌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 1일 이 선거구 내 서원시장에서는 후보 선거 사무원끼리 시비가 붙어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부산 부산진갑 선거구는 넓은 지역에 비해 유동인구가 많은 목 좋은 유동장소가 적어 후보들이 같은 장소에서 유세를 하는 일이 허다하다. 지난 3월30일 정근(무소속) 후보가 부암동 부암고가차도 아래서 출근인사를 하는 도중에 새누리당 운동원들이 뒤늦게 나타나 맞불 유세를 하는 바람에 양측 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마찰을 피하기 위해 후보 간 ‘신사협정’을 맺은 곳도 있다. 서울 강서갑 선거구의 경우 구상찬 새누리당·신기남 민주통합당(민주당)·김영권 정통민주당 후보 등 세 후보측의 실무자들이 만나 유세장소와 사용 요일을 정하는 협정을 맺었다. 지역의 유세 명당인 지하철 5호선 발산·우장산·화곡·까치산역을 세 후보가 순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이용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구 후보측 관계자는 “유권자들의 요구가 깨끗한 정치를 바라는 것인 만큼 유세장소 문제로 쓸데없는 마찰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유권자들의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