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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국회의원 총선거’의 투표일이 1주일 앞으로 바싹 다가왔는데도 자신이 출마한 지역구를 포기(?)하다시피 지역구를 비우는 후보들이 더러 있습니다. 마음 급한 후보들은 유권자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야 하고 일분일초가 아쉬운데 너무 한가한 행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왜 이런 ‘강심장’ 현상이 벌어질까요. 그리고 그 후보들은 누굴까요.

전남 목포에 출마한 박지원 민주통합당(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2일과 3일 대부분의 시간을 수도권에서 보냈습니다. 2일에는 경기 의왕·과천, 군포, 평택, 안산, 광명 등에 지원 유세를 나갔고 3일에는 지역구를 비우고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서울 12개 지역구를 돌아다녔습니다. 보통의 지역구 출마자라면 상상할 수 없는 행보입니다. 박 위원장이 ‘간큰’ 일정을 잡은 이유는 민주당의 최대 지지세력인 호남향우회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입니다. 송호창(의왕·과천)·이언주(광명을) 후보 등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들이 출마한 지역구에서는 후보와 호남향우회 회장단과의 상견례 및 간담회 자리도 마련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세종특별자치시와 부산 사상에 출마한 이해찬·문재인 특별선대위원장도 때때로 인접 지역구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섭니다.

새누리당에서도 이런 후보가 있습니다.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이야 비례대표로 출마했고 전체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할 선대위원장이기 때문에 별개지만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정몽준 전 대표는 지역구를 자주 비우고 있습니다. 정 전 대표도 다른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들을 돕기 위한 지원을 합니다. 정 전 대표는 서울 강북갑과 용산은 물론 울산에도 다녀왔고 강원도 원정도 준비 중입니다. 가히 전국적인 유세입니다. 또 대구에서는 동을의 유승민 후보가 대구지역선대위원장으로서 다른 지역구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달서병의 조원진 후보도 처음 출마한 김희국(중·남)·권은희(북갑) 후보와 함께 공동 유세를 했습니다.

지역구를 가진 중진 정치인들의 지원 유세는 한편으로는 자기사람 챙기기의 성격도 있지만 한표 한표가 아쉬운 상황에서 다른 지역구에 드나드는 것 자체가 여간 부담스럽지 않을 것입니다. 텃밭 지역이 아닌 수도권 지역은 더더욱 그렇겠죠. 지역구의 상대 후보가 ‘지역구를 버린 후보’라고 공격하면 정말 곤혹스럽습니다. 농담 잘하는 박 위원장도 최근 당내 인사들에게 “나도 전국 최다득표해서 뉴스에 나오고 싶지만 당에서 어렵다니 (지원유세를) 하는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고 합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