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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정당을 탈당해 ‘4·11 국회의원 총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역 의원들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기발한 선거운동에 목을 걸고 있다. 예전에는 소속 정당 지도부나 대선 후보들의 지원 유세도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시베리아 벌판에서 홀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감 속에 ‘망가지거나 톡톡 튀는’ 이색 선거운동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새누리당 쇄신파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12월 ‘재창당’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탈당했던 김성식(서울 관악갑) 무소속 의원은 전통적인 민주통합당(민주당) 강세지역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로 승부를 걸고 있다. 김 의원은 명함과 선거사무소 현수막에 ‘무소속’ 대신 ‘당신의 소속’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 선거사무소에 걸린 대형 현수막에는 국회의사당을 거꾸로 세워놓은 그림을 넣었다. ‘바로 세워주세요’라는 문구도 뒤집혀 있다. 정당정치의 폐해를 뒤집겠다며 한 표를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눈물겨운 생존 투쟁은 중진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4선의 이윤성(인천 남동갑) 무소속 의원은 1인 시위형 선거운동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1인 시위를 하는 것처럼 피켓을 들거나 목에 걸고 유권자들에게 꾸벅 절을 한다. 피켓에는 “정치회오리에 홀로 맞선 뚝심” 등의 문구를 적었다. 이 의원은 망치로 계속 때려도 머리를 내미는 오락실 게임의 두더지처럼 끊임없이 이동하며 어디든지 나타나겠다는 의미로 ‘두더지 선거운동’을 표방하고 있다.

공천 탈락으로 민주당을 떠난 3선의 조배숙(전북 익산을) 무소속 의원은 ‘석고대죄’ 선거운동을 한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십시오. 조배숙 석고대죄합니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무릎을 꿇은 채 지나가는 유권자들에게 머리를 조아린다. 새누리당 출신 유정현(서울 중랑갑) 무소속 의원은 ‘지하철 첫차부터 막차까지’ 선거운동을 한다는 자세로 오전 5시20분부터 다음날 0시50분까지 강행군을 하고 있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