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산학협동재단 고문실에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조용히 생각에 잠겨 있다. 김연수기자 nyskim@munhwa.com

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경제개발이 본격화한 지난 1960년대 중반 체계적인 성장이론을 제공한 서강학파의 좌장이다. 또 196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까지 재무부 장관과 경제부총리, 국무총리 등을 맡아 경제개발계획을 진두지휘했던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경제 현대사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1969년 재무부 장관으로 전격 임명됐던 그는 임기가 끝나면 대학강단으로 돌아가겠다고 결심했지만 결국 14년여간 공직생활을 하게 된다. 이 기간 동안 사채동결, 증권시장 개혁, 중화학공업 육성 등 굵직굵직한 정책을 진두지휘했다.

“정치는 내가 맡을 테니 경제장관들은 경제 살리기에 전념해달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공직을 떠난 이후에도 한국무역협회장, 산학협동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경제의 내일을 위해 매진해왔다. 2005년부터는 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을 맡으면서 한국경제가 중대한 갈림길에 설 때마다 경륜과 비전이 돋보이는 조언을 해오고 있다.

남 전 총리와 근무를 같이 해본 이들은 일에 대한 그의 열정에 혀를 내두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그는 2002년 모 언론사가 실시한 건국 이후 경제관료 중 베스트10을 추천해달라는 설문조사에서 당당히 1위로 꼽히기도 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데다 기획력과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서로 입장이 다르더라도 대의를 위해서는 화해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삶의 지침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야당과 여당의 입장이 다르고, 보수와 진보의 입장이 다르더라도 인간적으로 손잡고, 대화하고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공직에 있는 동안 나와 생각이 같지 않고 반대하는 사람들과 호의적으로 대화하고 설득하면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1924년 경기 광주 출생 ▲국민대 정치학과 ▲서울대 경제학 석사·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 경제학 박사 ▲국민대·서강대 교수 ▲재무부 장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대통령 경제담당 특별보좌관 ▲국무총리 ▲한국무역협회장 ▲산학협동재단 이사장(현 고문) ▲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