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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우 전 국무총리를 대하다 보면 깜짝 놀라게 되는 게 하나 있다. 구순을 눈앞에 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컴퓨터와 스마트 기기를 다루는 솜씨가 젊은이 뺨칠 정도로 능수능란하다는 점이다.

‘컴퓨터 1세대’로 통하는 그는 스스로 “컴퓨터가 없으면 일을 못한다”고 말할 정도다. 사무실로 출근해 첫 일과를 e메일 확인과 인터넷 서핑으로 시작한다. 컴퓨터로 문서 및 동영상 편집을 척척 하는 것은 물론이고 요즘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들고다니며 최첨단 클라우드 서비스의 묘미를 만끽하고 있다.

“아마 제가 국내에서 컴퓨터를 가장 먼저 쓴 사람 중 한 명일 겁니다. IBM 컴퓨터가 일반화하기 전인 1950년대 말 미국에서 연구활동을 하던 시절, 당시로는 거금인 1000달러를 주고 워드 프로세스 기능만 갖춘 ‘케이프로’라는 묵직한 컴퓨터를 구입했어요. 공부 마치고 귀국할 때 그걸 들고 왔거든요. 그 후 사무실을 옮길 때마다 주위에서 ‘그게 뭐냐’고 물어보는데… 허허. 그 후에 IBM 컴퓨터가 나왔으니 당시만 해도 내가 갖고 있던 컴퓨터는 ‘희귀한 물건’이었죠. 그때부터 저는 컴퓨터에 관심을 갖고 문서편집, 사진편집 등은 모두 컴퓨터를 활용했어요. 요즘에는 동영상 편집에 부쩍 재미를 들였어요. 누구에게 배우는 건 아니고 매뉴얼을 봐 가면서 하는데 너무 복잡한 것만 아니면 웬만한 건 할 수 있겠더라구요.”

그는 “요즘은 갤럭시 노트를 쓰는데 정말 편리하다”고 말했다. “T클라우드 작업을 하는 중인데 내가 필요로 하는 문서 자료를 한곳에 다 모아놓을 수 있고 어디서든 편집이 가능하다”며 그는 직접 기기를 척척 작동해 보여줬다. 남 전 총리는 “요즘 소통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젊은이들과 소통하려면 컴퓨터가 제격”이라고 말했다. bj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