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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는 스트레스 해소에 안성맞춤인 오락영화다. 시체를 소재로 한 범죄사기극인 영화는 110분간의 러닝타임 동안 끊임없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극 중 천부적인 사기꾼 안진오 역을 맡은 류승범의 연기는 실제와 구분이 안될 정도다.

영화는 지난 2005년 ‘정말 큰 내 마이크’로 미장센 단편영화제에서 희극지왕(코미디)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우선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우 감독은 외할아버지 장례식장에서 ‘할아버지 시신이 없어지면 어떻게 될까’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영화에 많이 빚진 것 같은 상황이나 장면들이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에 힘입어 새로운 재미를 주며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가 조화를 이룬 점 등이 ‘시체가 돌아왔다’의 미덕이다.

생명공학연구소의 기밀을 해외로 빼돌리려 한 김택수(남경읍) 회장에 의해 해고당한 백현철(이범수) 연구원은 함께 해고된 선배가 바로 눈 앞에서 차에 차이는 사고를 목격한다. 매사에 치밀한 성격인 현철은 경찰조사 과정에서 김 회장이 뺑소니 교통사고를 사주했다는 사실을 직감하지만 선배가 입원한 병원에서 김 회장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뉴스를 듣게 된다.

이에 현철은 아버지를 혼수상태에 빠지게 한 김 회장 측을 협박해 치료비를 받아내려는 한동화(김옥빈)와 함께 김 회장의 시체를 훔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이들의 계획은 성공을 눈앞에 둔 순간 예상치 못한 인물 안진오(류승범)가 등장하면서 위기를 맞게 된다.

여기에 김 회장의 측근으로 현철 일행을 쫓는 스티브 정(정만식)과 스티브 정 일행을 쫓는 국정원, 진오를 쫓는 사채업자 성구(고창석) 등이 가세해 포복절도할 스토리가 완성된다.

치밀한 계획을 세워 접근하는 현철과 타고난 사기꾼 진오, 웬만한 남자보다 더 행동파인 동화 등 영화 속 세 주인공의 캐릭터가 흥미로운데다 타이틀 롤을 맡은 이범수와 류승범, 김옥빈의 연기가 이들 캐릭터에 현실감을 더한다. 특히 류승범은 이 영화가 표방하는 ‘똘끼’를 온몸으로 보여준다. 고창석·정만식과 함께 영화에서 진오의 절친으로 그에 못지 않은 사기의 명수 명관 역을 맡은 오정세와 국정원 요원 하연과 조팀장을 연기한 유다인·신정근 등은 신 스틸러로 손색이 없다.

다소 무겁고 메시지나 감동을 전하려는 영화들과 달리, 특별한 의미를 강요하지 않고 한바탕 즐겁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가 바로 ‘시체가 돌아왔다’라고 할 수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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