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와 속도의 싸움.’

프로배구 여자부 플레이오프(PO)에서 도로공사의 상대는 현대건설로 정해졌다. 현대는 승점 1차인 흥국생명이 기업은행과의 최종전(20일·화성)에서 져 어부지리로 PO티켓을 챙겼다.

2006∼2007시즌 이후 두 번째로 PO에서 맞붙는 도공과 현대의 싸움은 속도와 높이의 대결. 도공은 강력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고 스피디한 공격을 펼치는 것이 강점. 새로 바뀐 용병 이바나(190㎝)는 묵직한 서브와 고공타를 갖춰 ‘해결사 부재’라는 팀의 문제점도 해소됐다. 이바나 이전과 이후의 도공은 확연히 다르다. 한때 중하위권으로 밀렸지만 한방을 갖춘 이바나가 가세한 이후 팀 최다연승(9연승)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현대는 역시 리그 초반 잘못 선택한 용병과 ‘국보급 센터’ 양효진(190㎝)의 부상, ‘살림꾼’ 운혜숙의 대표 차출이라는 ‘삼재’ 때문에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의 위용을 보이지 못했다. 용병을 브란키차(191㎝)로 교체하고 양효진이 부상에서 회복됨에 따라 현대는 이미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한 인삼공사와 도공의 ‘기피 대상’이 될 정도로 전력을 회복했다. 현대는 양 날개뿐만 아니라 센터를 활용한 속공과 이동공격, 그리고 블로킹에서 도공을 압도한다.

그러나 두 팀 모두 두드러진 약점도 있다. 조직력이 생명인 도공은 경기 도중 집중력이 떨어지면 꼴이 말이 아니다. 1위 인삼공사와 승률은 같지만 승점에서 10이나 차이 나는 것은 3-2 승리가 많았기 때문. 게다가 프로 원년부터 지금까지 포스트 시즌에서는 한 번도 넘어서 보지 못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대는 리시브가 관건. 표면적으로는 리시브 1위(세트당 8.03개)지만 서브가 강한 도공전에서는 5.16개로 뚝 떨어지며 정규리그 상대 전적(2승4패)이 그 결과물이다.

이동윤 선임기자 dy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