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일진들 중에 최고의 일진으로 대접받는 14세 ‘짱’에게 상납하기 위해 행동대장 역할을 하면서 또래 학생들에게 다이아몬드 귀금속까지 받아 내고 피해학생의 부모 승용차를 훔쳐 뺑소니 사고를 낸 1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또 한 달간 여학생들을 상대로 모두 3500만원 상당의 스마트폰과 노스페이스 점퍼를 뺏은 10대 여학생들이 구속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학교폭력 범죄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목동 일대 중학생들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금품 갈취 및 폭행을 일삼고 피해학생 아버지의 차량을 훔친 혐의(절도) 등으로 A(14)군을 구속하고 같은 패거리인 2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14세 소년 짱은 A군을 마치 조직폭력배의 행동대장처럼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진 짱은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고 말 한마디로 행동대장 격인 또래 학생을 조종하면서 피해학생들을 오랫동안 갈취해온 것으로 알려지는 등 학교폭력이 성인폭력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군은 지난 2일 부모님이 집을 비운 B(13)군 집에 들어가 부모의 팔찌 등 귀금속을 빼앗고 B군 아버지의 승용차 열쇠를 훔쳐 목동 일대를 운전해 돌아다니다 길가에 주차된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지난해 초부터 B군 형제에게 지속적으로 현금을 요구했고 심지어 “팔아먹을 수 있는 부모의 금붙이를 내놓아라” “오토바이를 사서 상납하라” 등의 요구를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B군 형제 외에도 C(13)군에게서 80만원을 빼앗는 등 최소 6명의 학생들을 상대로 할당량까지 줘가며 금품을 갈취했고 이를 구해 오지 못하면 폭행을 일삼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B군과 C군은 지난해 수차례 A군을 경찰에 신고했지만 당시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다. A군은 오히려 자신을 신고한 B군과 C군을 보복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군이 이 같은 짓을 해 ‘상납’을 했다는 짱에 대한 수사도 벌일 예정이다.

이 짱은 A군 등이 갈취한 금품 일부를 상납받거나 C군에게서 따로 4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반지 등 귀금속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 강동경찰서는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고가 스마트폰과 금품 등 3500만원어치를 빼앗은 10대 3인조 금품갈취단을 검거해 이들 중 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최준영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