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해운업계가 생존을 위해 몸집을 줄이고 불황이 끝날 때까지 버티기 위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일 프랑스의 국제 해운 분석기관인 AXS-알파라이너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2월초 현재 우리나라 8개 컨테이너선사들의 보유 선복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95만1606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보다 3.6% 감소한 91만7804TEU를 기록해 지난 1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물동량 감소에 따른 운임 하락을 견디지 못한 선사들이 선박 규모를 줄여 비용 절감을 꾀하고 있는 탓이다.

국내 최대 선사인 한진해운의 경우 2월초 현재 보유선복량이 전년 대비 2.9% 감소한 48만1705TEU에 그쳤고, 현대상선도 지난해보다 2.4% 감소한 29만3745TEU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컨테이너 부문 투자를 늘렸던 STX팬오션과 천경해운의 경우 1년 새 각각 21.3%와 21.6%의 선복량 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후선 매각에 나선 선사도 늘고 있다. 장금상선은 최근 6만3000DWT(재화중량t수)급과 4만1000DWT급 등 벌크선(건화물선) 2척을 중국의 해체 전문 조선사에 매각했으며 동아탱커 역시 14만6115DWT급 벌크선을 해체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몸집 줄이기와 함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 노력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49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진해운은 오는 9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에 활용할 예정이다. 현대상선 역시 6일 3년 만기로 2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 조달에 나선다.

이밖에도 선사들은 선박펀드 등을 통해 추가로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