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진·충북 제천시

서울학생인권조례가 뜨거운 찬반논쟁에도 불구하고 공포됐다. 이름 그대로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라면 민주사회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말이 아닌 데다 중앙정부인 교육과학기술부까지 나서서 대법원에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는 등 반향이 확산되고 있다.

학생인권을 신장시키려는 좋은 규범인데 왜 반대하는지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이 조례가 실질적으로 이행되는 현장, 즉 학교가 빠져있기 때문인 것 같다.

1월26일자 문화일보 기사에 나온 어느 교사의 한탄처럼 학교에 대한 문제가 학교 내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다보니 논란이 된 것이다.

더욱이 논란의 중심에 있으면서 조례를 공포한 당사자이기도 한 서울시 교육감이 사법적 유무죄를 다투고 있고, 이미 1심에서 유죄판결까지 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공포는 자연스럽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부적절하다.

조례를 공포하기 이전에 최소한 조례가 시행되는 현장인 학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 또한 학생인권조례 논란을 보면서 아쉬운 점은 정작 요즘 학교의 최대 화두이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조례 찬성자들이 침묵하거나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학교폭력이야말로 학생인권과 직접 관련이 있는데도 말이다.

지금은 학교폭력 문제 해결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지 정치적인 논란거리에 매달려 헛힘을 쓸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