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보다 뜨거웠던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31일로 종료됐다. 정확한 집계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지만 올 시즌 구단별, 선수별 연봉순위가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2년 연속 평균연봉 1위를 지켜온 SK가 지난 시즌 우승팀 삼성에 ‘부자구단’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 1일 삼성과 SK구단에 따르면, 연봉재협상 대상자만을 놓고 볼 때 우승팀 삼성은 전년 대비 20.6%나 연봉이 인상됐다. ‘우승잔치’를 하다 보니 불가피한 인상폭이다. 반면 지난해 준우승에 그친 SK는 전년 대비 4.1%가 삭감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SK가 평균연봉 1억1402만원으로 삼성(9598만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나 올해 순위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2년 동안 내줬던 ‘부자구단’ 타이틀을 찾아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파들의 복귀와 대형 자유계약선수(FA) 이동이 여럿 생기면서 개인별 연봉순위도 크게 바뀌었다. 연봉 7억원을 받으며 3년 연속 ‘연봉킹’ 자리를 지켰던 김동주(36·두산)가 연봉 15억원에 한화에 복귀한 김태균(30)과 8억원(옵션 3억원 제외)에 삼성으로 돌아온 이승엽(36) 등 해외파에게 1∼2위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연봉 톱10’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김동주를 비롯해 박경완(40·SK, 5억원 동결), 이병규(38·LG, 4억→6억원), 이범호(31·KIA, 4억→4억9500만원) 등 4명 정도다. 넥센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이택근(32)이 7억원의 연봉을 받아 순식간에 연봉 순위 공동 3위로 뛰어올랐고, 지난해 공동 8위였던 이병규는 올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김선우(35·두산)와 이진영(32·LG)이 5억5000만원으로 공동 6위에 올랐고 각각 5억원의 연봉을 받게 된 정대현(34·롯데)과 박경완이 공동 8위, 이범호가 10위에 자리했다. 김태균, 이승엽, 이택근, 이병규, 정대현 등 5명이 ‘톱10’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공동 8위였던 ‘괴물투수’ 류현진은 3000만원이 인상된 4억3000만원에 재계약을 맺었지만 워낙 다른 선수들의 연봉이 많이 뛰어올라 ‘톱10’에서 밀려났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인 오승환(30·삼성)과 정규시즌 MVP인 윤석민(26·KIA)은 같은 액수인 3억8000만원에 연봉 계약을 마무리했으나 ‘톱10’에 들지는 못했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