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민주당) 예비경선 금품살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폐쇄회로(CC) TV 화면 판독 과정에서 돈봉투를 돌린 것으로 의심되는 일부 당원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확인된 관련자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또 예비경선 현장에서는 한 사람이 아닌 최소한 2~3명의 당원이 돈봉투를 전달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화면에 나타나 한나라당 전당대회뿐 아니라 민주당 예비경선에서도 돈봉투 살포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에 따르면 31일 오전 8시30분쯤 경기 부천시 소재 민주당 ‘4·11 국회의원 총선거’ 예비후보인 김경협씨의 사무실 등 2곳에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재무, 자금출납, 조직운영 관련 서류 등 박스 1~2개 분량의 증거를 압수했다. 김씨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으로 근무했다.

검찰은 CCTV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김씨 외에도 돈봉투를 돌렸다고 보여지는 1~2명의 화면을 추가로 확보해 현재 이에 대한 신원 확인작업에 나섰다.

검찰 관계자는 “예비경선 당시 돈을 준 것으로 의심되는 인사들의 모습이 담긴 CCTV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김씨와 관련된 정황이 포착돼 이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확보한 CCTV 화면은 김씨가 지난해 12월26일 열린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특정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면서 양복 안주머니에서 돈 봉투를 꺼내 제3자에게 전달하는’ 장면이다. 김씨는 오는 4·11 총선에 민주당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가 예비경선 당시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한명숙 대표 또는 김부겸 후보 계열에 있었다는 점 등을 들어 이들의 지지를 직간접적으로 호소하며 돈봉투를 건넸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압수물품의 분석작업을 마치는 대로 김씨를 직접 불러 돈봉투 전달 여부 등 관련 내용을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민주당 예비경선 돈거래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 수사관들을 보내 행사장 주변 CCTV 48대의 녹화기록을 복사했다.

이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한 대표가 나올 때부터 대표 당선이 확실했던 만큼 돈봉투를 전달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이해할 수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박수진·현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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