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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지식이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점을 노린 금융사기마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과 함께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규제이후 급전이 쪼들린 이들의 절박한 심리를 파고든 불법 대출광고도 끊이지 않아 각별한 주의와 함께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30일 신용회복위원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에만 신규로 2만3237명의 금융채무불이행자가 신용회복지원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 신용회복신청자는 9만1336명으로, 2010년(8만4590명)과 견줘 6746명(8.0%)이 증가했으며, 2003년 이후 누계로는 105만421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3개월미만 단기연체자인 프리워크아웃 신청자는 1만4497명으로, 전년대비 99.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모(39)씨의 경우 친구에게 사업자금을 빌려줬다가 사업실패로 받지 못한 후 빚이 쌓여 2005년 신용회복지원을 받았지만 실직으로 채무감면액을 제대로 갚지 못해 지난해 10월말 신용회복을 다시 신청했다.

사정이 이런데, 금융관련 지식이나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사기는 급증하는 추세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간의 보이스피싱 발생건수 및 피해액은 각 7234건, 879억원으로 집계됐다. 2010년과 비교할 때 건수는 1779건(24.6%), 피해액은 325억원(36.9%) 늘어났다.

제2금융권을 사칭한 사채업자들의 대출광고도 무차별적으로 늘고 있다. 농협에는 주로 농어촌주민, 주부 등을 대상으로 ‘농협 NH캐피탈’이라고 속인 대출광고 사칭 민원이 지난해 5∼12월에만 2350건이 접수됐다.‘적금식 최대 5년 분할상환, 고객님은 2000만원 36개월 무이자 방문 이용가능합니다’식의 안내문을 단 이들 대출광고는 주로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전화번호를 쓰고 있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