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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불거진 소값 파동은 부동산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수요 공급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 주고 있는 데다 불과 1∼2년 앞을 내다보지 못한 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다 주는가를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지요. 지난 시대 부동산 시장도 농축산물 파동 못지않게 수급 조절에 실패해 시장 불안정이 이어졌습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국내 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있는 올해와 2∼3년 후의 주택시장은 어떨까요. 전문가들은 올해도 여전히 원룸과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과 소형 아파트의 강세를 전망합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의 골이 워낙 깊어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현상을 보일 것이라는 이야기지요.

실제로 주택 분양에 나서는 중대형사들도 올 분양 아파트의 70% 이상을 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으로 시장에 내놓을 예정입니다. 10대건설사도 분양예정 아파트 4만5613가구 중 72%에 해당하는 3만2602가구를 중소형으로 잡고 있지요. 여기에 원룸이나 주거용 오피스텔, 1~2인 가구용 도시형생활주택 등도 지난해보다 물량이 많이 나올 예정입니다. 특히 도시형생활주택은 올해 약 8만가구가 나올 것으로 보여 소형 주거시설의 공급 과잉이 우려되고 있지요.

지난 3년 동안 짓눌려 있는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볼 때 올해는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로 보입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침체된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찍을 가능성이 높은 해이기 때문이지요.

특히 최근 2년 동안 3인 이상 가구 주거시설 공급은 태부족했습니다. 여기에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된 베이비붐(1955년∼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 세대의 자산이 시장(매각과 재투자)에 나옵니다. 은퇴하는 베이비붐세대 대부분은 현재의 부동산 자산을 최적화해 국민연금이 지급되기 전까지 10여년을 버틸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이 같은 부동산 침체기에 나타난 수급 불균형과 베이비붐 세대의 자산 등장은 올 하반기 이후 부동산 시장을 변화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부동산 시장은 주거 공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예상보다 크게 변화하는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가치관의 대전환)의 시기가 될 수 있습니다.

올 하반기에 바닥에서 올라올 집값, 베이비붐 세대의 자산(부동산) 축소와 재투자, 중대형주택 선호현상 재현, 소형 주거시설 과잉 공급에 따른 실망 매물 등 필연적으로 시장을 꿈틀거리게 할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지요. 지금 주목받지 못하는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의 각종 주택이나 아파트, 그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던 중대형 아파트, 세대 분리형 중급 주택 등에 대한 선호현상이 의외로 빨리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수요자나 일반 부동산 투자자라면 올해 이런 점을 주목하고 선점 투자 전략을 갖고 시장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