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확정 지은 뒤 아쉬워하는 표정의 강초현 선수. 문화일보 자료사진

강초현(30·갤러리아)은 생김 때문에 피해를 본다. 예의 환한 미소를 걷어내면 꽤 똑 부러지는 얼굴이다. 처음에 만난 사람들로부터 “깐깐해 보인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고 한다. 말하는 품새가 신중하고 여간 꼼꼼한 게 아니어서 ‘말실수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도 난다. 3일 강초현에게 이런 얘기를 했더니 손사래를 쳤다. “처음에는 그렇다고들 하시는데 막상 지내다 보면 그렇지 않아요. 제가 농촌 출신이고 그런 게 없습니다(웃음).”

이미지 얘기를 꺼낸 김에 기자들에게 사고 있는 ‘오해’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강초현은 개인 전화번호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늘 그랬다. 해당 종목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선수 전화번호를 얻을 수 없는 것은 특별한 상황에 속한다. 대부분은 특급스타일 경우다. 김연아(22·고려대), 박태환(23·단국대), 박찬호(39·한화) 등이 대표적이다. 그 때문에 ‘강초현은 아직도 스타의식이 대단하다’는 말이 듣기도 한다. 강초현은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회사(갤러리아 사격단) 시스템이 그래서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초현은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이은철(45)과 각별한 인연이다. “이은철 선배님이 없었으면 저도 시드니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강초현이 이은철과 만난 것은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2000년 봄에 대표선수로 선발되면서다. 당시 이은철은 강초현의 집안 형편이 어려운 것을 듣고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줬다. “15년 차이가 나는 대선배이신데도 시드니올림픽 준비할 때 지원도 많이 해주시고 상담도 많이 해주셨어요. 본인 훈련보다 제 훈련에 더 신경을 써주셨다고 할 정도로요. 이후로도 계속 의남매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강초현은 스포츠심리상담에 관심이 많다. “앞으로 공부를 하게 되면 그 분야를 전공하고 싶다”고 말한다. 장래 희망은 체육선생님이다. 어릴 때부터의 꿈이고 “언제가는 꼭 이룰 것 같다”고 했다.

이화종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