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례식이 28일 오전 10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김정은 노동당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 간부들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북한이 정한 공식 조문기간은 29일까지로 돼 있지만 장례식을 계기로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가 개막됐다.

장례식은 상주인 김 부위원장의 마지막 참배를 시작으로 영결보고와 의장대 사열 등의 순으로 약 1시간가량 진행됐다.

장례식에 이어 김 위원장의 대형 영정을 앞세운 운구행렬은 평양 시내를 돌며 주민에게 작별을 고했다. 평양 시민들도 거리로 나와 운구행렬을 지켜보며 통곡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리 행진을 마친 김 위원장의 시신은 금수산기념궁전에 김일성 주석 시신 옆에 안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언론들도 김 위원장의 장례식을 맞아 특보체제에 돌입하며 추모 열기를 북돋웠다. 평소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방송을 내보냈던 조선중앙TV는 이날 새벽 2시20분까지 방송한 데 이어 오전 7시 다시 재개해 사실상 종일방송을 했다.

이 방송은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영도의 빛나는 역사’, ‘선군시대 사회주의 선경을 펼쳐주시어’ 등 김 위원장의 생전 업적을 기리는 내용을 계속 내보냈다. 조선중앙통신과 평양방송 등 북한의 라디오 방송도 이날 새벽부터 장엄한 곡조의 추모곡을 내보낸 데 이어 김 위원장의 장례식을 생방송으로 전했다.

북한은 장례식을 계기로 김 위원장에 대한 추도 분위기를 김 부위원장에 대한 충성 국면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29일 오전 10시 김일성광장에서 평양시민 10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중앙추도대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오에는 평양과 북한의 각 도 소재지에서 조포를 쏘고 모든 주민이 3분간 묵념을 하게 된다.

추도대회는 김 위원장에 대한 조문의 마지막 의식이지만 사실상 김 부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이미 김 부위원장을 ‘최고사령관’, ‘당 중앙위원회 수반’ 등으로 호칭하며 사실상 군과 당의 최고 통수권자로 공식화한 상태다.

박영출기자 ev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