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환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 고조는 군사 대립에서 더욱 첨예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석유 수송로 확보를 위해 해군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고, 이는 중국과 국경 분쟁 중인 인도, 필리핀, 베트남 등의 아시아 국가를 자극하고 환태평양의 전통적 패자인 미국의 군사적인 ‘아시아 관여’를 부르고 있다.

21일 외신에 따르면 중국에서 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제4의 함대 창설 주장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에는 현재 북해와 동해, 남해 함대가 있다. 특히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해군 제11차 당대표대회 및 전군 무기 공작회의 대표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국가 안전을 수호하고 세계평화 유지에 더 많은 공헌을 하기 위해 해군이 군 전투 준비를 강화하고 현대화 작업을 견고하게 추진해 가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중국 태평양 함대 창설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신화통신 등 관영 언론은 익명의 군사 전문가들을 내세워 중국이 원양해군의 힘을 발휘하려면 태평양함대를 창설해야 한다는 주장을 잇따라 게재했다. 홍콩 밍바오(明報)는 한발 더 나아가 인민해방군이 최남단 하이난다오(海南島) 싼야(山亞)에 제4함대의 기지를 두는 청사진을 이미 마련했다며 태평양함대 창설 계획이 군 내부에서 공공연한 사실로 거론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태평양함대에는 장기적으로 최소 2개 항모 전투단이 포함될 것이라는 게 홍콩 방면 주요 언론들의 분석이다. 최근 한 신문은 S-300 함재 지역 방공시스템이 장착된 미사일 구축함 스자좡(石家莊) 116호와 또 다른 미사일 구축함 칭다오(靑島) 113호, 미사일 호위함 옌타이(煙臺)호와 이양(益陽)호, 종합 보급선 훙저후(洪澤湖) 881호, 최첨단 정찰선 베이댜오(北調)900호 등이 태평양함대가 창설될 경우 주력 전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런 중국의 움직임에 미국은 “중국의 군사력 강화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한편, 최근 호주 미군기지 건설 계획 발표 등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다.

베이징 = 박선호특파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