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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펀드의 간판을 바꾼 사례가 지난해에 비해 13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사들이 올해 주가 하락으로 주식 시장에 들어온 저가매수성 펀드 자금을 흡수하기 위한 마케팅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개명 펀드에 가입할 때는 기존 수익률 등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30일 금융투자협회 펀드 공시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28일까지 펀드의 이름을 바꾸는‘집합투자기구의 명칭 변경’ 공시 건수는 19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83건에 비해 139.75% 늘어난 것이다.

운용 자산이 주식에서 파생으로 변경되는 등의 이유로 명칭 변경을 공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기존 명칭에 펀드의 운용전략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거나, 브랜드의 통일성 강화 등 마케팅 측면에서 바꾼 경우가 많았다.

실제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11월 들어서만 ‘브랜드 네임 통일’을 내세워 41개 펀드의 명칭 변경을 공시했다. 앞서 10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월지급식 표현 명확화’를 이유로‘미래에셋퇴직플랜10펀드로월급받기증권자투자신탁1호(채권혼합)’를 ‘미래에셋퇴직플랜10펀드로월지급식증권자투자신탁1호(채권혼합)’로 변경했다. 9월 한국투신운용은 ‘펀드명칭으로 펀드운용 스킴(계획)이 쉽게 전달되지 않는 측면 보강’을 이유로 ‘한국투자KINDEXF15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을 ‘한국투자KINDEX성장대형F15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으로 바꿨다.

명칭 변경은 주가 하락으로 저가매수성 자금이 펀드시장으로 몰려온 시기와 대부분 일치한다. 올해 초부터 28일까지 펀드시장에서는 3조2446억원이 순유출됐는데, 저가매수성 자금으로 펀드 자금이 순유입으로 돌아섰던 3월(5890억원·17건), 8월(4조3284억원·53건), 10월(12조2720억원·19건), 11월(2조5014억원·43건)에 명칭 변경이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펀드의 개명 전 수익률을 꼼꼼하게 따질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다. 11월 명칭을 변경한 프랭클린템플턴BRIC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은 마이너스(-)25.10%로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인 -22.55%에 못미친다. 역시 명칭을 변경한 한국투자KINDEX성장대형F15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도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이 -14.00%로 국내주식형 평균인 -12.81%에 못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임정환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