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 낮은 임금을 해결하고 임금 체불을 막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노동자들이 꾸준히 돈을 모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규범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원은 건설 수주에서 나타나는 최저가 낙찰제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심 연구원은 “건설업체들은 수주를 따내기 위해 낙찰률이 70%도 되지 않는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제 살 깎기’식 입찰 경쟁을 벌이는데 결국 적은 공사비로 이윤을 남기기 위해 노동자에 대한 임금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 연구원은 “외국의 경우 최저가 낙찰제를 시행하더라도 노무비를 구분해 관리하는 안전장치가 존재하지만 우리나라는 이것이 없다”며 “이로써 낮은 임금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순(법학) 고려대 교수도 “현재 건설업은 최종 노임단가만 최저임금 이상으로 맞추면 되도록 정해져 있어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이 사실상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더라도 다른 숙련직 종사자들의 임금이 높아 전체적으로는 최저임금 선이 넘어 보이는 착시현상이 일어난다”며 “업종별, 산별 상황 등을 고려해 현장 노동자들의 임금이 제대로 계산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금 체불 문제의 해결도 시급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공사현장에서의 임금 체불 신고 건수는 3만3000여건에 달한다. 김종호 고용부 인력수급정책과 사무관은 “지난 8월 정부는 ‘건설근로자 임금보호강화 방안’을 마련해 상습적인 임금 체불 사업주에 대해 입찰 참여 자격을 제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며 “이를 법제화해 임금 체불 현실을 해결함으로써 건설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민환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