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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경기 둔화(slow down) 상황을 맞이할 수는 있지만, 2008년 리먼사태 때와 같은 경기침체(recession)를 맞이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프레드릭 뉴먼(사진) HSBC 아태지역 리서치센터 공동 대표는 16일 서울 중구 봉래동1가 HSBC 빌딩에서 열린 ‘2012년 한국경제 전망 기자 간담회’에서 “내년 한국 GDP 성장률이 4.1%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등 경기침체 상황을 맞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2008년과 같은 위기를 맞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는 2008년 리먼사태 당시에는 한국 기업들의 해외 신규 주문액이 연초에 비해 하반기(7~12월)에 확연히 줄어들었으나 올해는 연초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럽은행들이 아시아 지역에 1조5000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공급하고 있으나, 한국은 2008년에 비해 오히려 유럽은행들로부터 공급받은 자금액이 줄었다”며 “유로존 위기로 인해 유럽은행들이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해 디레버리징을 해도 한국이 받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2008년에 비해 크게 늘고,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 부채비율도 20%포인트 이상 줄어들었고, 한국의 중앙은행이 일본, 중국 등과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해 대외 지불능력이 향상돼 유럽은행 디레버리징 시도가 있어도 한국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무역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뉴먼 박사는 “한국은 금융위기 이전 무역적자 상태였으나, 그 이후 대외부채가 줄어 외환보유액이 늘어나고, 이제는 무역 흑자를 유지하고 있어 위기에 대응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에서 일부 우려하는 것처럼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소비자 부문 판매세가 증가하고 있고, 미국 기업들이 크게 투자를 늘리고 있어 경제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미국 기업들이 기술 부문, 에너지, 천연가스 발굴 등에 투자를 늘리고 있어 4분기(10~12월) 2%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런 추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유가 상승은 미국의 소비자 지출에 타격으로 작용해 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세계경제 리스크(위험)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미국 연방정부가 긴축재정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있고, 실제 이 같은 상황이 진행될 경우 리스크(위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프레드릭 뉴먼 =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와튼비즈니스스쿨 등에서 교수로 활동하다 2006년 HSBC에 영입된 경제 전문가다. 한국과 중국 등의 중앙은행 통화정책을 주로 분석한다.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엔진으로 떠오르면서 그의 분석과 전망은 미국 월가뿐 아니라 주요국 정치권에서도 눈여겨본다. 영국 배스대를 졸업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손기은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