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화가 좋다 / 이창세 지음 / 지식의 숲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충무로 영화인들의 진솔한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저자가 만난 감독, 프로듀서, 배우, 스턴트맨 등을 통해 한국 영화의 내면을 구경할 수 있다. 이 책의 귀한 장점은, 언론에 잘 등장하지 않는 영화 현장의 스태프를 두루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촬영, 조명, 음악, 미술, 편집 분야에서의 장인인 박희주, 임재영, 조영욱, 김기철, 김상범 등의 삶을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채윤희 올댓시네마 대표처럼 영화 마케터, 오동진 전 동의대 초빙교수와 같은 영화평론가의 역할도 넓게 비추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이 한국 영화인의 속살에 닿아 있는 것은, 저자가 그만큼 오랫동안 영화 현장에서 부대낀 덕분이다. 저자는 영화 기자 시절에 기자답지 못하다는 소리를 들어가며 영화인들과 허물없이 어울렸다. 그 시절의 행복감 때문에 그는 직접 영화판에 뛰어들었고, 지금은 한 영화사의 대표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서문에서 “한국 영화의 매력에 푹 빠진 것은, 27년 전 배우 안성기를 만났을 때 그 소탈하고 열정적인 모습에 감동해서”라고 설명한다. 안성기를 직접 만나본 기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대목이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