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더블딥(경기 회복 국면에서 다시 침체) 우려와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8월초부터 10월말(8월1일∼10월28일)까지 3개월 동안 국내에 설정된 펀드로 17조5000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가매수를 노리는 자금으로 증시의 낙폭이 커질 때마다 조금씩 유입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주요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KB자산운용으로 유입된 금액이 1조963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국투자신탁운용(9094억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7524억원), 삼성자산운용 (721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는 6132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 간의 순위가 뒤바뀌는 현상도 나타났다. 8월초 미래에셋이 설정액 34조341억원으로 1위, 삼성이 33조3415억원으로 2위였다. 그러나 10월말에는 삼성이 33조4973억원으로 1위, 미래에셋이 이에 2121억원 뒤진 33조2852억원으로 2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3, 4위도 역전됐다.

8월초 신한BNP파리바가 20조7981억원으로 3위, KB가 19조2529억원으로 4위였으나 10월말에는 KB가 21조3428억원으로 3위, 신한BNP파리바가 21조2055억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B자산운용의 수익률이 좋기 때문”이라면서 “또 최근 해외 펀드에서 환매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KB자산운용의 경우 상대적으로 해외 펀드 비중이 적다 보니 영향을 적게 받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수익률이 좋지 않다 보니 환매가 계속 나오고 있다”면서 “환매가 나올 때 그동안 수익률이 좋았던 종목을 팔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점차 가지고 있는 좋은 종목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3개월 동안(10월31일 기준) 위 5개 자산운용사의 수익률은 KB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의 수익률은 가장 좋지 않았다.

임정환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