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수료 수익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수수료 체계 개선에 본격 착수했다. 우선은 1만∼3만원 등의 소액인출과 고액인출 시 수수료를 차등 부과하고 현금입출금기(ATM) 타행 사용 및 연속인출 시 수수료와 창구송금 타행수수료를 은행별로 일부 인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순차적으로 다른 수수료 체계도 손질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은행권 중에서 가장 높은 ‘바가지 수수료’를 물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외국계은행 수수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과 시중은행들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전 중 시중은행 수수료 담당 여신부서장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수수료 합리화 방안을 논의해 은행별로 시행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1∼6월)기준 은행 수수료 수익 가운데 창구송금수수료는 2063억원, 텔레뱅킹·인터넷뱅킹은 1528억원, CD·ATM은 1316억원이다.

은행들은 영업시간 내 ATM을 통한 타행 인출 시 800∼1000원인 수수료를 400∼500원으로, 600∼1000원인 타행 송금수수료는 300∼500원 선으로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자행 시 1500원, 타행 시 600∼3000원을 받는 창구 송금수수료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받는 수수료가 원가에 못 미치지만 금융소비자 보호방향에 맞춰 창구송금 타행 수수료 인하를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다른 관계자는 “송금, 인출 등 수수료 체계는 은행별로 모두 다른데 일률적으로 같은 인하안이 적용되면 담합에 의한 공정거래법 위반이 되기 때문에 개별 은행 상황에 맞춰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ATM을 통한 소액인출과 고액인출에 일률적으로 같은 수수료가 부과되는 것에 소비자불만이 집중되고 있다고 판단, 대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ATM에서 송금할 때 은행들이 10만원을 기준으로, 10만원 이상이면 수수료를 더 부과하는 것과 비춰볼 때 형평에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민종·유회경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