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충남대 콘서트 무대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며 ‘그때 그사람’등 히트곡을 열창하는 심수봉씨.

심수봉씨는 어릴 적 음악인 가문에서 자라 피아노를 배웠고 재즈 음악을 공부해 로큰롤을 주로 연주한 보컬 그룹 ‘논스톱’의 드럼 주자로 미8군 전용 클럽 무대에 섰다. 이때 함께 활동하던 김수희와 친분을 쌓았다.

1975년에 처음으로 청와대 연회에 초대받아 박정희 대통령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당대 최고의 가수 나훈아 앞에서 그의 노래를 멋지게 불러 그녀의 노래에 감탄한 나훈아의 주선으로 1976년 신세기 레코드와 50만원에 음반취입 계약을 맺고 녹음에 들어 갔지만 음반사와의 문제로 헤어졌다.

그러다가 명지대 경영학과 재학 중이던 1978년, 제2회 MBC대학가요제에서 자작곡 ‘그때 그사람’으로 출전해 동상(4등)으로 입선하면서 가요계에 데뷔했다. 당시 임백천, 배철수, 노사연 등이 출전했다. 이 가요제에서 상을 타지는 못했지만, 피아노를 직접 치면서 부른 ‘그때 그사람’은 청승맞을 정도로 독특한 창법과 애절한 음색으로, 판이 달려 못팔 정도로 전국을 강타하며 1979년, 최고의 히트곡으로 떠올랐다. 그의 데뷔곡이자 출세곡인 ‘그때 그사람’은 지금도 그의 대표곡으로 각인돼 있다.

심씨는 조용한 목소리로 감미로운 곡을 주로 불렀으며 박 대통령이 좋아하는 가수였다. 주로 청와대에서 자주 노래를 부르며 활동을 해오다 1979년에 10·26 사건에 휘말려 출연금지령을 받게 된다. 심씨는 김재규의 박 대통령 살해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으며, 당시 김재규가 권총으로 박 대통령의 가슴을 쏘자 심씨와 신재순이 부축했다. 김재규가 차지철에게 총을 쏘고 차지철이 엎어지자 박 대통령 앞으로 다시 다가왔을 때, 심씨와 신재순은 도망해 숨었다. 김재규는 박 대통령의 머리를 다시 쏘았다. 이 사건으로 심씨는 1981년까지 방송 출연 금지조치를 당했다.

1980년에는 처음으로 영화 ‘아낌없이 주었는데’에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1984년, 가수로 복귀한 뒤로 가정문제와 겹쳐 한동안 침체기에 놓인 상황에서 애절한 목소리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는 곡을 제작해 불러 앨범이 2만여장이나 팔렸다. 그러나 그해 전두환 대통령 시절 ‘무궁화’라는 곡은 가사가 국민을 선동하는 뜻이 있다고 해 방송 하루 만에 금지조치당했다. 그 뒤 1987년 ‘사랑밖엔 난 몰라’라는 곡을 부르며 여성층에게 인기를 얻었다. 1997년에는 러시아 가요를 번안한 ‘백만송이 장미’라는 곡도 인기를 끌었다. 1999년부터 주로 콘서트나 각종 행사에 출연하고 있고 오는 10월8일 데뷔 33년 만에 70인조 오케스트라와 협연 콘서트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