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SLS조선의 전신인 신아조선이 1700억원대의 분식회계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정치권 유입 가능성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2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심재돈)는 최근 SLS조선 관련자 조사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SLS조선은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현 정부 정치인들에게 현금을 지원했다고 주장한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지난 2006년 2월 Y씨가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신아조선 주식 92%를 인수해 이름을 바꿔 설립한 회사다.

검찰은 신아조선을 인수한 SLS조선 측이 인수 직후 회계실사 과정에서 1700억원이 분식회계로 증발한 사실을 확인하고 SLS조선 본사인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옥과 이 회장 자택 등을 매각해 부실을 메웠다는 진술과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또 전 대표였던 Y씨가 노무현 정부 당시 실세 등을 통해 주거래은행 인사에 개입하면서 정치자금 등을 제공했다는 진술도 확보,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신아조선이 분식회계를 통해 빼돌렸다는 자금의 정확한 액수와 이 돈이 실제로 구여권 등 정치권으로 흘러갔는지 여부를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신아조선이 SLS조선측에 주식매각 대금 356억여원을 1억원 또는 10억원짜리 수표로 나눠 지급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매각 절차가 불투명했다고 보고 매각 대금이 흘러간 경로도 조사 중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지난 23일 소환된 이 회장으로부터 신 전 차관과 A 전 차관, B 청와대 비서관 등에게도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을 이번 주 내에 추가 소환해 관련 물증을 제출받은 후 신 전 차관 등에 대한 소환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이 사용한 SLS조선 명의의 법인카드 사용 명세서 등을 검찰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에게 차관 재직 시절을 포함해 최근까지 10억원대의 금품을 줬다고 폭로했으며 A 전 차관과 B 비서관에게도 상품권과 현금 등을 포함해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김백기·현일훈기자 bki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