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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개선사업은 도시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지난 2007년 행정안전부 등 정부 주도로 본격 시작됐다. 2007년까지만 해도 434만개의 간판 중 절반이 넘는 219만개(50.5%)가 불법 간판일 정도로 거리의 간판이 도시 미관을 해치고 나아가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는 등 폐해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 간판개선사업이 추진되면서 간판은 상업적 메시지 전달 기능을 넘어 도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인식되었다. 또한 간판 개선을 통해 상점의 매출액이 증가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등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국비 지원 등을 통해 간판개선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추진할 계획이다.

◆ 간판개선사업 추진 실적 및 성과 = 행안부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동안 전국 375개 지역, 358㎞의 거리에 대한 간판개선사업이 추진됐다. 올해도 106개 지역, 90㎞의 거리에 대한 간판개선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연말이면 481개 지역, 448㎞에 대한 간판 개선 작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개선 작업에 투입된 예산은 올해 예산을 포함해 국비 214억원, 시·도비 706억원, 시·군·구비 1250억원 등 모두 2170억원에 달하며, 상점 주인 등 지역 주민들도 84억원을 부담했다.

간판개선사업은 우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다. 부산 중구 광복로의 경우 간판개선 사업 이후 상점들의 매출이 20%가량 증가하면서 과거 중심지의 위상을 되찾았다. 또 전북 진안군 백운면 ‘원촌마을’과 충북 옥천군 구읍은 지역문화와 특성을 살린 간판개선작업을 통해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간판개선은 지역 주민들의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도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주민들이 간판개선 사업에 동참하면서 지역발전을 위한 공동체 의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간판개선이 친환경 녹색성장 사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2009년말 기준으로 전국의 옥외광고물 간판 526만개 중 전력 소비가 많은 형광등 간판은 67.9%인 357만개에 달한다. 이들 간판을 전력소비가 적은 발광다이오드(LED) 간판으로 교체할 경우 우리나라 연간 수력 발전 총량(4393GWh)보다 많은 5915GWh(전기값 환산 4135억원)의 전력을 절약할 수 있다. 정부는 형광등 간판을 LED 간판으로 교체할 경우 경비 일부를 지원해 주고 있다.

문제는 간판개선 작업 대부분이 지역 단위로 진행돼 도시 공간 전체의 품격을 높이는 데까지는 장기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 간판 디자인의 획일화, 체계적인 사후 관리 미흡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 간판개선사업 추진 방향 = 행안부는 간판문화 개선을 위해 그동안 광고물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면적 5㎡의 소형간판도 관리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2012년에도 기금조성용 옥외광고사업 수익금 20억원과 지방비 20억원 등 총 40억원을 투입해 전국 16개 광역단체별로 1개씩 간판개선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행안부는 특히 지역 간 경쟁체제를 도입해 주요 관광지나 소규모 영세업소가 밀집된 지역의 간판문화를 개선하는 선도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또 광고물 자율관리구역 지정제도 신설, 주민협의회를 통해 자율 규제 등을 통해 주민 스스로가 간판을 규제하고, 관리하면서 지역적 특색이 반영될 수 있는 주민 참여형 제도를 정립해 나갈 계획이다. 유병권기자 ybk@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이들이 ‘아름다운 간판’ 한국옥외광고센터가 아름다운 간판으로 선정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음식점 간판(위쪽 사진)과 마포구 서교동 한 커피전문점 간판. 김낙중·임정현기자 sanjo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