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피츠패트릭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비확산·군축 담당 국장은 30일 “중국 내에서 북한에 핵우산을 제공할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강연에서 “최근 중국에서 만난 정부·학계 인사들로부터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 대안으로 북한에 핵우산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을 둘러싼 논쟁이 일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이 같은 논쟁이 벌어진다는 사실 자체가 좀 두렵다(scary)”고 밝혔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커진다는 의미인데다, 비확산과는 배치되기 때문이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미국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출신으로, 최근 ‘북한의 안보 위협’ 보고서를 발간했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또 북한이 향후 중국의 ‘사실상 위성국가(de facto satellite)’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중국은 지난해부터 북한 정권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뒤 북한의 권력승계를 용인하고 도발행위도 사실상 외교적으로 지지했다”면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중국의 영향력을 원치 않겠지만 정권 생존이 걸리게 되면 중국의 보호(patronage)를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중국의 직접적 군사개입 가능성은 낮게 봤지만 “북한에 유사상황이 발생했을 때 한·미가 개입한다면 중국의 군사개입 가능성도 늘어날 것이며, 이를 막으려면 미·중이 사전 협의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북핵 6자회담에 대해서는 “6이라는 숫자는 마법 공식(magic formula)이 아니며, 유럽연합(EU)·호주 등이 포함되는 게 더 바람직하다”면서 “북한이 EU 등을 포함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는데,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더 선호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