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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개월 전 제가 군대 있을때 ‘최고의 사랑’을 보며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이제 제가 출연하는 드라마를 보며 후임병들이 그런다하네요. 기분 참 묘하네요.”

지난 6월20일 군 제대후 SBS드라마 ‘여인의 향기’로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이동욱은 “촬영 스케줄 때문에 한숨도 못잤다”며 엄살을 떨었지만 드라마의 인기 때문인지 표정만큼은 밝았다.

“촬영장에 살다보면 반응을 직접 느낄 기회가 없어 실감은 잘 안나요. 하지만 주위에서 ‘네가 요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알려주실 때마다 무척 행복해요. 제대 후 첫 작품인데 연착륙을 한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동욱은 ‘여인의 향기’에서 학력·재력·외모 등 모든 걸 다 갖춘 재벌 2세 강지욱 역을 맡았다. 강지욱은 매사에 심드렁한 인물로 재벌 2세 캐릭터의 전형이 된 ‘까도남(까칠한 도시 남자)’과는 거리가 있다.

“전 지욱이‘차도남’이나‘까도남’이 아니라 더 좋았어요. 재벌남이 등장하는 신데렐라 스토리가 사실 뻔하잖아요. 하지만 지욱은 절절하게 외로움을 지닌 인물이다보니 매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단 귀찮아하죠. 까칠하지도, 냉소적이지도 않은 새로운 재벌 캐릭터라할까요?”

“매사에 심드렁한 지욱의 심리상태를 잘 표현하고 싶었다”는 그는 ‘귀차니스트’재벌인 지욱을 연기하기 위해 걸음걸이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그러다보니 “무슨 재벌남이 저렇냐”하던 시청자들도 “새롭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동욱은 드라마에서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김선아와 호흡을 맞춘다.

“김선아씨가 워낙 가감 없는 성격이라 무척 편하다”는 그도 탱고 이야기를 꺼내자 금세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김선아씨랑 탱고연습장에서 처음 만났어요. 인사할 겨를도 없이 바로 함께 춤을 췄죠. 아무리 배우라지만 처음 만난 남녀가 몸을 밀착하고 춤을 춰야하는 상황은 난감했죠. 특히 탱고는 남자가 리드를 해야하는 춤이다보니 동작이 틀려 발이라도 밟으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죠. 하지만 선아씨가 워낙 잘 이끌어줘서 생각보다는 촬영이 쉽게 됐어요.”

‘여인의 향기’는 이동욱의 상반신 노출신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군대에서 체중이 16㎏나 늘었거든요. 제대 날은 다가오는데 살이 안빠져서 고민하다 하루에 10㎞씩 달리며 땀을 흘렸죠. 그때 미리 운동해놓지 않았으면 노출 신 찍을때 얼마나 민망했을까 아찔하네요.”

드라마에서처럼 여자 친구가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면 어떤 심정일 것 같냐고 묻자 그는 “안그래도 김선아씨 얼굴만 보면 저절로 눈물부터 난다”며 “절대로 그런 일이 내게 일어나지 않길 바랄뿐”이라고 했다.

이동욱은 ‘여인의 향기’ 제작발표회 자리에서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를 만든다면 ‘우주정복’이라고 답했었다.

“‘연기로 우주정복을 하는 것’이란 뜻이었어요. (웃음) 농반진반이었지만 우주정복까지는 아니더라도 연기를 정말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요즘 주위에서 영화 쪽을 많이 권하시는데 드라마 한편 쯤 더하고 사극도 해보고 싶어요. 연기자 아닌 이동욱의 꿈요? 좋은 남편, 좋은 아빠요.”

박미영기자 my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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