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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여름 6월과 7월이 우기(雨期)로 변하고 있다. 올여름 두 달간 전국에서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렸다. 이는 30년 전에 4일에 한 번 꼴로 비가 내린 것과 비교하면 강수일수가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서울지역에서는 내린 비의 양이 과거 30년 평균 강수량의 약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6·7월 두 달간 전국의 강수일수는 30.8일로 거의 이틀에 한번 비가 온 것으로 조사됐다. 6·7월 강수일수는 1980년대 연평균 14.4일에서 1990년대 24일, 2000년대 26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비가 온 양도 많았다. 올해 6·7월 두 달간 강수량(772.1㎜)은 지난 30년간(1981~2010년) 내린 같은 기간 평균 강수량(465.0㎜)의 1.7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지역의 올해 6·7월 두 달간 강수량(1535.5㎜)은 지난 30년간(1981~2010년) 내린 비의 평년값(560.7㎜)의 2.7배나 됐다. 서울의 6월 강수량(404.5㎜)은 1981년 이래 2번째로 많은 양이며, 7월 강수량(1131.0㎜)도 1981년 이래 1위를 달렸다. 서울의 지난 30년간 연평균 6·7월 강수량은 1980년대 506.7㎜, 1990년대 553.9㎜, 2000년대 621.5㎜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한반도에 우기화 경향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마 뒤 비가 그치지 않고 여름철 내내 비가 이어지는 현상 때문이다. 오재호(환경대기학) 부경대 교수는 “여름철 강수는 크게 장마·집중호우·태풍으로 나뉘는데 장마 전후로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장마 기간이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다”면서 “한반도의 여름을 우기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말했다.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장은 “1995년 이후부터 6월 장마 이후 7·8월 강수량이 많아지고 있다”며 “다른 계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가 많이 오는 6~9월을 넓게 우기라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증가 추세다. 1912~2008년까지 98년간 매년 강수량이 강릉 3.4㎜, 서울 2.1㎜, 부산 1.9㎜씩 늘었다. 80㎜ 이상 집중호우 일수도 최근 50년간(1954~2008년) 늘어나고 있다.

노성열·강버들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