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첫 항공모함 진수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 베트남이 잠수함 여단을 발족하기로 하는 등 해·공군력 증강 계획을 밝혀 중국과의 국방력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풍꽝타인 국방장관은 3일 “앞으로 5 ~ 6년 내에 러시아제 킬로급 636형 디젤 잠수함(636-MV) 6척으로 구성된 잠수함 여단을 발족할 계획”이라고 베트남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타인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장관 유임 승인을 받은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1월 열린 제11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군 전력 강화 계획이 언급됐다”며 “특히 해·공군, 통신, 전자전 능력 강화의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첨단무기와 장비를 능숙하게 조작할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 문제도 제기됐다고 말했다.

공산당 최고 권력기관인 정치국원이기도 한 타인 장관은 잠수함과 최신예 전투기 도입을 골자로 하는 해·공군력 증강계획은 오는 2020년까지의 장기 전력증강계획의 하나라며 “잠수함, 미사일, 전투기 등 군 장비를 사들이는 것은 베트남의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자주국방 목적일 뿐 역내 다른 국가들에 대한 위협용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군 장비 도입 문제는 베트남의 경제 능력과 직결되어 있으며, 베트남이 아직 자체적으로 첨단 장비를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싼 장비의 도입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국영 무기 수출업체 로소보로넥스포트의 올레그 아지조프 대표는 러시아가 2014년 베트남에 6척의 킬로급 636형 디젤 잠수함을 인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양의 블랙홀’로 알려진 636형 잠수함은 배수량이 2300t으로 최대 잠항 심도 350ｍ, 항속 거리 6000마일이며, 승조원 수는 58명이다. 중국, 인도, 이란 등 6개국에 모두 29척이 수출된 이 잠수함은 533㎜ 어뢰 발사관 6기를 갖추고 있다.최현미기자 chm@munhwa.com